부끄러움을 대하는 태도
삶에 있어 부끄럽다는 감정을 몇 번이나 느낄 수 있을까.
작년 일기 중 강사 일을 하면서 다른 강사와 비교 됐던 순간을 쓴 적 있었다.
그 누구도 대놓고 비교를 한 적은 없었다. 나 혼자의 감정이었다.
다른 강사와 달리 경력이 짧으니 당연히 부족하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에도 질투심이 넘쳤났달까.
‘모른다’는 감정을 들킨다는 게 참 씁쓸하고 노력하지 않은 결과라
당연할 수도 있었지만 자존심 때문인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앞에선 뻔뻔하게 아는 척을 한 뒤
뒤에서 모르는 부분 알아보려 몰래 검색도 해보고 관련 책들도 찾아보면서
들키지 않기 위해 숨기기 바빴다.
이해력이 느리다는 게 아쉽다. 공부를 잘했다면 이해력도 좋았을까?
라는 문구를 쓴 걸 보니 [이해력=공부]라고 연결을 시켜 버린 듯하다.
공부를 잘 못했던지라 자격지심이었나 보다.
“앞으로의 상황이 중요한 거겠지. 주저앉아 있을 시간이 없다.
더 이상 도망칠 곳도 없고 도망치기엔 이미 ‘누군가를 가르친다’의
재미를 알았다”
- 일기 중 일부 -
나의 태도를 반성하고 제 인생에 재미를 찾았다는 건
뜻깊고도 중요한 순간이라 생각된다.
그때부터 자존심이 무슨 상관일까.
모르는 건 다른 강사들을 귀찮게 해서라도 물었고 제 것으로 만들려 노력했다.
맞다, 모른다는 거에 부끄럽지만 인정하기로 했다.
어렵다고 생각했지만 인정하고 나니 가벼웠다, 내 마음이.
부끄럽다는 걸 모르고 지나가는 시간보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순간이 더 중요하단 걸 알았다.
그 순간을 인정한다면 제가 더 성장했다는 걸 알 수 있으니까.
변함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거와 달리 작은 노력이라도
사람이 달라지고 변화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