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쯤 9월이 되면 글을 더 꾸준히 써야겠다는 결심을 했었다. 9월이 열흘도 안 남은 지금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고 있다. 에세이뿐만 아니라 소설도 써보고 싶었는데 브런치 글 한편, 소설 약 두 페이지 쓴 게 다라니.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도 있으면서 너무 나태해진 게 아닌가 싶다.
생각해 보면 이 전에도 글을 자주 쓰는 편은 아니었는데 '작가'라는 게 막연한 꿈이어서 그런 것 같다.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고, 작가 외에 번역가 일도 준비 중이라 더 그렇다. 번역가 쪽은 현재 번역 아카데미를 수강 중이라 어느 정도 꾸준히 하고 있지만 글쓰기는 강의를 수강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돈을 받고 쓰는 것도 아니라서 동기가 부족한 걸까.
동기가 부족하다고 하기에는 몇 년 전 유학생 시절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는데 지금보다 더 바쁜 와중에도 글쓰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다. 그때 한창 열심히 쓰던 소설은 결말까지 쓰지는 못해서 다시 다듬어서 써보고 싶긴 한데 좀처럼 손이 안 간다. 새로운 주제로 다시 쓰려해도 줄거리가 떠오르지 않고 이건 뭐 시작도 안 했으면서 슬럼프가 온 느낌이다.
처음 소설을 썼던 이유는 작가가 목표라기 보단 다른 소설들을 읽으며 나도 써보고 싶다, 나도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러다 회사에 메인 직장인보다 프리랜서로 일하고 싶었고 그나마 글쓰기에 흥미가 있어서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작가를 목표로 하고 나니 글이 더 안 써지는 듯하다.
소설도 에세이도 마음처럼 되지 않아 속상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그렇게 싫어하던 운동도 돈을 들인 후로 꾸준히 하고 있어서 글쓰기도 강좌를 들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역시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동기는 돈인가(꼭 그렇지는 않음) 하며 진짜 수강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글쓰기 강좌를 알아보고 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누군가의 감독 하에 약간의 강제성이 있어야 꾸준히 하는 내 특성(?)상 강좌든 뭐든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느끼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