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줄 알았는 데 있는 것 같다
난 평소 내가 자존감도 낮고 자기애도 없는 편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얼마 전 운동을 하다가 나름 1년 동안 운동도 꾸준히 했고 독서나 영어공부 같은 자기 계발도 하는 편인데 이 정도면 자기애가 높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의 경우 일주일에 두 번 정도라(가끔 한 번 또는 세 번 갈 때도 있지만) 엄청난 변화까진 아니더라도 나름 꾸준히 해왔다고 생각한다.(그동안 운동과 담을 쌓았었기 때문에 이 정도도 장족의 발전이다) 캐나다 워홀을 준비하며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서 전화영어를 시작한 지도 두 달이 넘었다. 그렇게 어쩌다 보니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난 누가 봐도 자기애가 뿜 뿜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만약 자기애가 전혀 없었다면 이렇게 자기 계발에 시간과 돈을 쏟아붓지도 않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자기 계발에 신경을 쓰다 보니 SNS에 가끔 보이는 갓생 살기 목록(?)에는 내가 이미 하고 있는 것이 꽤 있다. 나 스스로는 갓생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헛되이 사는 건 아니구나 싶어서 괜히 뿌듯해졌다. SNS에서 말하는 갓생 목록은 어떻게 보면 타인의 기준이지만 많은 사람의 경험에서 나온 목록일 테니 어느 정도 참고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매일 하루 목표를 적고 있는데(사람이다 보니 가끔 빼먹는 날도 있다) 그 목표 중엔 아직 완전한 습관으로 자리잡지 않은 것들이 있어 작심삼일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작심삼일을 반복해서 이미 습관으로 자리 잡은 것도 있으니 욕심내지 말고 하나씩 습관으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 게으름도 디폴트로 장착되어 있어서 쉽지는 않지만 그날의 목표를 이루든 그렇지 못 하든 오늘의 목표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애를 기르고 싶어서 시작한 것도, 갓생을 살고 싶어서 시작한 것도 아니지만 나 스스로 보람과 만족을 느끼고 있으니 이것도 나름대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구나 싶다. 애정 표현이나 감정 표현에 인색한 성격이라 '난 나를 사랑해' 같은 말은 오그라들어서 못해도 내 나름의 담백한 방법으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