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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천수 Feb 05. 2022

행복해야 아름다움이 보인다.

내가 행복해야 세상도 아름답게 보이는 것처럼








아름답다고 다 행복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행복해지면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인다. 사람들은 외모가 예뻐지면 자신감과 함께 일상의 즐거움이 더 많아질 것이라 믿는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래서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성형 수술을 하기도 하고, 더 좋은 화장품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은 아름답지 않은 사람보다는 살면서 여러 가지 이외의 반사이익을 얻는 것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자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과연 행복할까?      


아름다운 배우나 탤런트, 가수, 모델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지만 대신 그들은 미모와 인기를 관리하기 위해 상상할 수 없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사랑받을 때 느끼는 충족감보다는 사람들이 떠날 때 느끼는 위기감과 스트레스에 많은 정신적 고통을 받는다고 한다. 특히 젊은 배우나 아이돌들은 날마다 죽순처럼 올라오는 익명성의 가면 뒤에 숨은 악플에 시달리며 정신적인 고통을 견뎌내야 하며, 때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지 않는가?


아무리 아름다운 사람이라도 자신의 삶에 생각지 않은 불운이나 역경이 밀어닥치면 마음은 물론이고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게 마련이다. 아침에 일어나 왠지 기분이 좋은 날이면 거울 앞에 서서 내 얼굴을 바라보며 만족한 미소와 함께 행복감을 느끼지만, 우울하고 걱정거리가 있거나 하는 일이 잘 안 풀리지 않아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괜히 짜증이 나고 삶조차도 싫어지는 비탄에 빠질 때도 있다.      


그러나 행복은 언제나 우리 곁을 맴돌다 소리 없이 찾아온다. 새벽을 깨우는 싱그러운 바람 소리에서, 아파트 창문 사이로 밀려드는 한 줄기 따스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행복하다고 느낄 때나 혹은 누군가와 깊은 사랑에 빠져 있을 때는 굳이 거울을 보지 않아도 자신에 대한 자신감으로 왠지 내가 더 멋지고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흔히들‘사랑하면 예뻐진다’는 말을 하지 않는가? 그 말은 아마도 자신의 마음속에 숨겨진 기쁨이나 행복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보이기 때문 아닐까?     


좋아하는 것들을 곁에 두면 행복해진다. 아침에 일어나 창가에 놓아둔 오렌지 레몬 화분에서 은은하게 풍겨오는 앙증맞은 하얀 꽃향기에서, 가족들의 아침 식사를 정성껏 준비하는 아내의 활기찬 모습에서, 자유 분망  어린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에서, 출근을 서두르는 남편의 뺨에 입맞춤하며 얼굴 가득 번지는 아내의 화사한 미소에서 우리 곁에 살아  쉬고 있는 일상의 행복을 만끽하는 것은 우리 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세상의 모습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 같지만 우리가 보는 세상은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라 보인다. 그렇기에 마음이 행복하면 바라보는 세상도 아름답게 보이고, 마음이 외롭고 우울하면 세상도 슬프게 보인다고 한다. 오늘 내가 본 세상은 어떤 느낌, 어떤 빛깔이었을까?     

 

얼마 전 나는 인근에 있는 야산의 등산로를 오르다 잠시 멈추고 서서 고요한 정적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이름 모를 새소리가 청량하게 들려왔다. 등산로를 따라 거닐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는 들리지 않던 새소리가 이렇게 가까이서 들리는 신비함을 경험하다니. 잠시 스쳐 가는 행복한 순간에 생각을 내려놓고 보니 눈앞에 전개되는 하늘과 맞닿은 숲과 숲길의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는 행운이 따라와 있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어느 날 늦은 오후에 금호 강변 산책로를 따라 행복한 마음으로 걷고 있는데 그날따라 그 길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더라고 했다. 강변로를 밝혀주는 가로등 불빛과 불빛에 비친 금호강물을 더욱 아름답게 수놓은 풍경과 구름을 배경 삼아 피어오르는 저녁노을이 너무 아름다워 한동안 정신을 놓고 바라보았다고 한다. 평소 시간이 있을 때마다 걷는 길이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줄은 처음 느껴보았다고 얘기하는데, 그의 마음이 듣고 있는 나에게까지 행복한 아름다움으로 전해지는 듯했다.      


노을에 잠긴  디아크의 야경




요즘 사람들이 다들 외롭다고 한다.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집콕’하는 사람이나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나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날마다 쓰는 마스크가 얼굴의 일부가 된 때문인진 몰라도 사람 간의 소통이 줄었다고도 한다. 물론 마스크에 얼굴 표정이나 감정이 숨겨져 와닿지도 않지만, 말수도 많이 줄어 사람이 옆에 있어도 외롭다고 한다.      


예전과 같이 누군가를 직접 만나는 것도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이겠지만, 요즘 같은 때에는 누군가와 유연하게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 외롭게 혼자 있지 말고 못 만나는 사람들에게 안부 전화라도 먼저 해보자. 문자 몇 글자 찍어 보내는 카톡보다 감정이 묻어있는 목소리로 직접 전화를 해보자. 내면에 숨겨놓은 감정을 나누고 교감하다 보면 자신이 외롭다는 생각이 사라질 것이다. 마음속에 내재된 우울한 생각들이 사라지고 다시 행복해 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행복해야 세상도 아름답게 보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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