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되고 난 후, 중학교 때부터 써왔던 일기장을 펼쳐보는 일이 잦아졌다. 제법 많이 쌓인 일기장.. 나이가 들수록 점점 길어지는 글들... 그때의 내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중학생 때보다는 고등학생 때, 고등학생 때보다는 대학생 때 점점 더 명확해지고 짙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 많은 일기장 속 유일한 공통 주제가 있다.
'난 미래에 과연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일까' '난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여전히 그 답은 알지 못한다. 여전히 나의 미래는 불투명하고 불안하고답답하다.
과거의 일기장을 들춰보는 건 그때의 내가 부러워서겠지.지금보다 고민이 없던 시기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없었던 시기.
난 끊임없이 과거에 집착하고 뒤를 돌아본다.내 발걸음 뒤에 그림자가 계속해서 길어진다.
나는 나를 사랑하는 법을 모르겠다.
그래서 늘 나 자신에게 확신이 없고, 증오하고, 조그마한 실수에서 무섭도록 나를 다그쳤다. 모든 실수와 안 좋은 상황에서 나는 나의 부족함을 탓했고, 나를 더 미워할 수 있는 동경의 대상을 찾았다. 늘 나와 타인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수없이도 많은 저울에 나를 들었다 놨다 했다. 그런 행동들이 또는 습관들이 끊임없이 나를 수심 깊은 어두운 바다 아래로 끌어당겼다.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나 자신은 사랑받을 수 없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몰라 방황했을 때 교과서처럼 들었던 말들이다. 그러니 나 자신부터 나를 사랑해주라고,
나 자신부터 나를 칭찬해주고 돌봐주라고..
그래서 나를 미워하거나 탓하지 않는 방법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려고 한다.
부족한 나도 부족한대로 그게 나라고 내가 먼저 이해해주고 보듬어주는 것.
모든 일에 나를 탓하고 다그치기 보다는 차근히 조금씩 나아가보자고 나 자신을 볻돋고 용기를 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