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먹고 싶지 않다
7월 15일 수요일 오후,
약을 먹은 이후로 낮잠을 오래 잔다. 예전 같으면 30분~1시간 정도면 개운했는데, 잠이 들면 일단 몸이 무거워지고, 1~2시간은 자야 깨어난다. 이날도 일을 하다, 사무실 소파에서 잠들었다. 1시간 넘게 자다 깼나, 정신이 멍했고, 갑자기 답답함이 밀려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냥 앉아서 울었다. 그러다 아영이에게 전화를 했고, 정신이 여전히 없었다.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울면서, 너무 힘들다고, 어떻게 되는 거냐고.
약봉지에서 노란 알약을 먹으면 30분 정도면 안정될 거라 했다. 그래도 힘들면 다시 연락하라고, 걱정 말라고. 전화를 끊고 약을 먹고 넷플릭스를 틀었다.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었다.
더 이상 약을 먹고 싶지 않았고, 스스로 마음을 조율하고 싶었다. 그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