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과 새로운 시선
베트남에서의 시간이 끝나가면서, 떠날 날이 가까워질수록 남겨진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점점 커져간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그 못지않게 이루지 못한 부분들도 여전히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미완의 과제들이 나에게 남겨진 숙제처럼 느껴지며, 떠나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가장 크게 남는 아쉬움은 성공에 대한 갈증이다. 베트남에서 처음 목표를 세우고 직원들과 함께 회사를 성장시키려 노력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의 변화와 코로나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 속에서, 우리가 바랐던 성과를 충분히 이루지 못한 부분들이 남아 있다. 펀더멘탈의 성장과는 별개로, 더 큰 성공을 이루지 못하고 떠난다는 생각이 아쉽다. 함께 더 나아갈 수 있었고, 더 많은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는 생각이 점점 더 크게 다가온다.
특히 직원들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그들과 함께 일하면서, 우리는 서로 많은 것을 배웠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했다. 하지만 내가 떠난 후에도 그들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을지, 그들이 더 큰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남는다. 더 많은 기회를 주고, 더 많은 것을 가르치지 못했다는 후회가 떠오른다. 그들이 나 없이도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지만, 내가 떠나면서 남길 빈자리 역시 그들에게 부담으로 남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동시에 존재한다.
이곳에서의 리더십 경험은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매일의 업무 속에서 그들이 부딪히는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려 노력했다. 한국의 경험들을 이야기 해주면 눈이 빛나던 직원들. 그들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치고 직장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돕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이들이 물론 나 없이도 성장하겠지만, 함께 더 큰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성공의 기쁨을 만끽하는 경험을 같이 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내가 항상 얘기했던, 성공의 기쁨을 같이 하자 라는 말이 메아리되어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베트남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이곳에서의 생활과 경험은 나를 크게 성장시켜주었다. 그러나 베트남은 여전히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고, 내가 그 가능성을 다 활용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내가 떠난 후 이곳에서 일어날 기회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떠나는 마당에 아쉬움을 남기게 한다. 더 많은 성장을 이뤄내고 그 과정에 깊이 관여하고 싶었지만, 이제는 그것들을 미완성으로 남긴 채 떠나야만 한다.
베트남에서의 시간 동안 나는 수많은 기회를 마주했지만, 그 중 일부는 놓친 기회들이었다.
내가 더 적극적으로 나섰더라면 어떤 성과를 냈을까?
모든것이 계획대로 흘러가고 크게 성장했던 2022년에 안주하지 않고 리스크를 대비했다면 어땠을까?
글로벌 경제 위기를 외치던 2023년 초반 이미 시그널은 감지되었는데, 왜 더 빨리 움직이지 못했을까?
못내 아쉬움으로 남은 기회들이 여전히 남아서 나를 괴롭히는 느낌이다.
결국 남겨진 것은 이루지 못한 목표들, 더 나아가지 못한 사람들과의 관계들에 대한 미련이다.
그들과 더 많이 나누고, 더 많은 성과를 함께 이룰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여전히 이곳, 베트남이라는 나라에 미련을 두게 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 모든 것이 앞으로의 도전에서 더 큰 동기와 에너지가 될 것임을 느낀다. 나는 이곳을 떠나더라도 베트남과의 연결고리가 끊기지 않기를 바라고, 이 나라에서 경험한 모든 것들이 내 커리어와 삶 속에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이제 남겨진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이루지 못한 것들과, 함께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미완의 장들은 나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이 아쉬움들은 앞으로 나의 도전 속에서 더 큰 동기와 원동력이 될 것임을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