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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CM Tiger Oct 14. 2024

7장: 떠날 준비와 남겨진 이야기 - 헤어짐의 감정

떠남과 새로운 시작


갑작스럽게 결정된 한국 복귀는 나에게 큰 혼란을 안겨주었다. 결정이 내려진 지 한 달이 되었고, 앞으로 한 달 후면 나는 베트남을 떠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예상하지 못한 소식이었던 만큼, 처음 들었을 때는 머릿속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다. 물론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가게 될 날이 오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올 줄은 몰랐다.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아쉬움과 긴장감이 함께 밀려들었다.



이곳에서의 삶과 관계를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5년간의 베트남 생활을 마무리한다는 것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을 넘어, 나의 인생에서 중요한 한 장을 마감하는 일이기도 하다. 가족에게도 마찬가지다.


한 달 후면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지만, 가족들은 아이의 학기가 끝나는 12월까지 베트남에 남게 된다. 혼자 먼저 떠나야 한다는 사실은 나에게 새로운 감정의 층을 더해준다. 시간이 지나면서 떠남이 실감 나기 시작했고,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순간들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아직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고, 정리해야 할 것들도 쌓여 있는데 그 모든 것들이 빠르게 다가오는 기분이다.



베트남에서 함께한 직원들과의 추억은 나에게 특히 큰 의미가 있다. 이곳에서 만난 직원들은 단순한 동료가 아니라, 나와 함께 회사를 성장시킨 동반자들이었다. 그들과 함께 쌓아온 순간들이 나에게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으며,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무엇인가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 하지만 막상 떠나는 입장에서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그리고 그들이 나에게 준 것들을 어떻게 되돌려줄 수 있을지 명확한 답을 찾기 어렵다. 그저 떠나는 순간에 그들에게 의미 있는 무언가를 남겨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나의 미래에 대한 생각.



30대를 지나며 나는 커리어의 후반부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일하며 나의 커리어는 많은 변화를 겪었고, 수많은 새로운 경험들이 쌓였다. 하지만 그동안 나를 지탱해 주었던 선배와 팀원들이 이제는 대부분 떠나고 없다는 사실은 나에게 큰 변화로 다가왔다. 내가 복귀하게 될 본사는 이제 낯선 공간이 되어버렸다. 이 상황이 다소 두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회사로 이직하는 것처럼 새로운 시작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익숙했던 환경이 이제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지금, 나는 나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지금은 다음 장을 고민하는 시기다. 베트남에서 쌓은 경험들이 나에게 큰 자산이 되었지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나의 다음 선택에 달려 있다. 본사에 복귀해 이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선 과제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커리어의 변곡점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이직이나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지금은 본사에 기여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베트남에서 법인을 운영하며 직원들을 동기부여하고 이끌었던 경험은 내 커리어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들이 앞으로 나의 가치를 더 높여줄 것이라 믿는다.


떠나는 시간이 다가오면서 나는 스스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순간들을 어떻게 의미 있게 마무리할지, 그리고 한국에 돌아가 마주할 새로운 도전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베트남에서 쌓아온 모든 것들이 나에게 소중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며, 그 경험들이 앞으로 내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떠난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이것은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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