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상해간잽이 Apr 07. 2023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꽃이 살던 고향은..



 한 계절이 가고 다른 계절이 오는 시기가 오면 괜히 가는 계절이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돌아오는 봄은 여러 가지 꽃들로 얼굴을 내밀며 아쉬운 마음이 들 새도 없이 다가온다. 꽃집 앞에 내놓은 장미는 익숙해서 예쁘고, 프리지어는 다 피지 않은 꽃몽오리가 예쁘고, 카네이션은 겹겹이 접힌 꽃잎이 예쁘다.

 

 한국의 화훼 재배 농가와 생산 규모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반면, 수입량과 수입액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KATI에 따르면 2016년 화훼류(구근 및 절화) 수입 규모는 1만 4천622톤(6294만 달러)에서 2022년 2만 3천75톤(1억 2505만 달러)으로 증가했다. 화훼류(HS06) 무역 적자규모도 2018년 1억 달러에서 2022년 1.6억 달러로 증가했다. 한국의 주요 화훼류 수입국은 네덜란드, 중국, 베트남, 콜롬비아 등 여러 나라가 있지만 전체 수입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다. 특히 한때 중국은 한국 절화 수입량의 70%를 차지하면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들어 콜롬비아산과 베트남산 절화가 낮은 관세로 국내에 유입되며 중국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지만, 2022년까지 중국은 여전히 한국 절화 수입물량의 35%를 차지하며 1위를 지키고 있다.



 *중국의 화훼 산업 무역수지는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하면서 흑자 규모 또한 커지고 있다. 중국 화훼 수출액은 2015년 2.56억 달러에서 2022년 4.77억 달러까지 증가했고 수출국 또한 일본, 베트남, 한국, 미국, 네덜란드 등 100여 개가 넘는 국가로 확대되었다. 2015년 1억 달러에 못 미치던 화훼 무역 흑자는 2022년 2.43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国家林业和草原局


 절화 부문은 중국 화훼 수출의 약 30%를 차치하는 품목으로 주로 윈난(云南), 랴오닝(辽宁), 광동(广东) 3성(省)에서 재배가 이루어지는데, 그중에서 윈난성은 중국 절화 생산량의 50%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하는 동시에 아시아에서 가장 큰 절화시장인 도우난 화훼시장(斗南花卉市场)이 열리는 곳이다.


 윈난성이 꽃으로 명성을 얻은 역사는 길지 않다. 윈난성은 산이 많고, 산의 높낮이에 따라 다양한 기후가 나타나 야생초 채집과 농산물 재배가 거주민들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1980년대 윈난성 쿤밍(昆明) 사람 화충의(化忠义)는 광동에서 사 온 글라디오스를 마당에 심었다가 꽃이 피자 딸을 시켜 꽃을 시장에 내다 팔았는데, 딸은 그날 꽃을 팔아 100위안을 벌어왔다. 당시는 야생초와 채소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던 윈난성 주민의 1인당 국민소득이 200위안이던 시절이었다. 화충의가 꽃을 팔아 큰돈을 번 것을 본 이웃들은 덩달아 꽃을 심었다. 도우난촌(斗南村) 화훼 역사의 시작이었다.



초기 도우난 화훼 시장


 1999년 쿤밍에서는 중국 최초 엑스포인 '99쿤밍 세계 원예박람회(99昆明世界园艺博览会,Expo 1999 Kunming)'를 개최하며 화훼 도시로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쿤밍과 도우난 화훼시장은 또 한 번의 도약을 맞이했다.


 *중국 온라인 꽃 시장 규모는 2015년 168억 위안에서 2021년 897억 위안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野兽派(THE BEAST),Roseonly, 花店时间(Reflower) 등과 같은 꽃 전문 브랜드뿐만 아니라 온라인 음식료품 플랫폼 허마시엔셩(盒马鲜生)과 딩동마이차이(叮咚买菜) 또한 온라인 꽃 배송을 시작했다. 꽃 구매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함께 밸런타인데이나 결혼식, 명절 등 특정 기간에 집중적으로 꽃을 구매하던 소비 패턴에서 꽃 정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평소에 꽃을 주고받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중국 내수 꽃 시장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共研网


野兽派@小红书 / 花点时间


 중국 국내 및 해외 선화(鲜花)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자 윈난성화훼산업발전회사(云南省花卉产业发展有限公司)는 28만 ㎡ 면적에 19억 위안을 들여 선화거래에 필요한 물류 및 거래, 데이터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서비스 센터 준공에 나섰다. 도우난 화훼 시장은 아시아 1위를 넘어 세계 1위를 넘보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중국, 월드컵은 못 가도 후원은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