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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er병문 May 03. 2024

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ITF 1126일차.ㅡ 재활(2) 발차기가 다시 엉망이 되었다.

4월 14일 주일에 안산대회가 있었던 뒤로 거의 3주간 나는 오로지 일상만을 살았다. 어머니 아버지께서 안 계시고 여동생과 둘이서 아픈 소은이를 챙기고 돌본 탓이 컸지만, 은근히 저리고 쑤시는 금간 갈빗대가 참으로 성가셨다. 첫 주는 정말 기침, 재채기, 기지개, 하품도 못할 정도였으며, 지금은 돌아눕거나 일상적인 일은 가능하지만 왼주먹으로 무엇을 치거나 내려차기를 하려고 왼갈빗대를 길게 느리면 여전히 찌릿한다. 게다가 하염없이 졸리고, 자꾸 뭔갈 입에 넣게 되어 아내에게도 투덜거렸더니, 아내는 당연하다는듯이 말하였다. 그기이 나이를 묵는기라, 젊을때야 커피, 술 퍼마시고 우야든동 버팄겠지만서도, 이제 그기이 되겠어예? 몸이 회복을 해야 뭘 할거 아잉교. 아내가 당직 때문에 이틀 늦는 동안 밤마다 제 어미를 찾는 소은이 잠투정에 이틀 밤을 꼬박 샌 내가 피골이 상접한 눈으로 과자를 우적거리며 투덜거리자 아내가 한 말이었다. 아내는 참으로 현명하였는데, 내가 슬쩍 눈치를 보면서, 앗따, 글믄 나 힘 좀 내보까잉? 하면서 위스키 병에 손을 뻗자, 바로 앗쵸! 하면 등주먹내려때리기(신기술!) 가 들어왔다. 또 술, 또 술! 지난주에 잠 안 자고 술 퍼마시가 골골거린지 며칠 되았니껴 ? 아아, 아내 말은 틀린게 하나도 없고 진실로 옳으니, 나는 아내 말따라 근신 중이고 정 선생님이 주신 귀한 위스키 중 마지막 술인 발렌타인을 아직 열지 못했다.



사범님께서 일본의 승단심사를 함께 보러 가셨기에, 콜라 부사범님의 금요일 맞서기 훈련을 도왔다. 원래도 뱃살이 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번에 3주간 거의 훈련없이 먹기만 했더니 긴장없이 늘어진 뱃살이 부풀어 출렁거렸고, 무릎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았다. 발차기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으나 십년간 발바닥이 찢어지도록 연습해서 최근에서야 겨우 기본 발차기가 제대로 나온다 소리 듣고 있는데, 겨우 3주만에 골반이 닫히고 무릎이 낮아져서 발이 높이 올라가지 않았다. 게다가 연습하다보니 다시 왼쪽 갈빗대가 지끈거려서, 결국 느지막히 네 명씩 짝이 맞게 되자, 나는 가운데서 다시 발이 올바로 될때까지 무릎을 들고 돌려서 차는 연습을 좌우로 계속했다. 퇴근하자마자 바로 와서 몸 풀겸, 의암, 충장, 고당, 삼일 틀까지 연습했지만, 틀의 호흡보다 더 빠르고 자연스럽게 차야했다.


왼쪽 갈빗대가 아무래도 신경쓰이니 맞서기 연습도 깊게 들어갈수 없었다. 나는 오른손을 앞에 두는 왼손잡이 자세로 왼쪽 갈빗대를 조금이라도 숨기려.했는데 그새 둔해진 감각과 부자연스러운 자세 때문에 발이 땅에 딱 붙어서 제대로 움직일수가 없었다. 나같은 단신 선수는 빠르고 날렵하게 움직이며 다양한 기술로 치고 빠져야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 더 연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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