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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옌지 Apr 26. 2022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알기 힘든 이유

#뭐가 되고 싶냐는 어른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법. #제1장.

"Why it's hard to know what you want to do."


나는 무얼 하고 싶은 걸까?

나는 초등학교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이지만,

나는 정말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은 걸까?

어쩌다 10년 차 교사가 된 요즘, 나는 내가 정말 무얼 하고 싶은지를 다시 물으며 

내 삶의 방향을 찾아가려고 애쓰고 있다.


'여러분은 무슨 일을 하고 싶나요?'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랭 드 보통은

이 책에서 말해주고 있다.



이유 #1. 이건 새로운 질문이다.


과거의 사람들은 부모님의 직업을 대물림 받았다.

가문 대대로 내려온 농부, 화가, 목수 등의 직업을 아무 고민 없이

주어진 그대로 받아들일 뿐이었다.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하고 싶니?'라는 질문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인 것이다.



이유 #2. 사람은 일에서 행복을 찾는다.


단지 돈만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하는 사람은 아마 드물 것이다.

물론, 내가 하는 일을 통해서 돈을 많이 벌면 좋지만

그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일을 하며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사람들은 직업을 통해 재미와 돈 둘다를 추구하지만,

주변을 둘러보아도

"난 일이 너무 재밌어. 이 일을 할 때 정말 행복해."라는 말보다는

"너무 힘들어. 다른 직장을 알아볼까?",

"돈 좀 많이 주면 좋겠다." 등의 말을 더 쉽게 들을 수 있다는 데서

일을 통해 행복과 물질 둘다를 충분히 얻고 싶다는 소망은 꽤나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유 #3.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른다.


그래, 이것이 가장 큰 문제다.


나 스스로에게 '넌 뭘 가장 하고 싶니?'라고 질문을 던져 보아도

그 대답이 자신 있게 술술 나오지 않는다.


나는 교사라는 직업도 꽤 잘 맞는 것 같고, 재미도 있고,

나만의 자율성과 책임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도 뿌듯한데...

이것이 정말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일까?


요즘 들어 내가 고민하는 것은

자꾸 무언가에 대한 갈증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확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다다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소위 요즘 아이들이 

"저는 커서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저는 좋아하는 게 딱히 없어요."

라는 말은 반항적인 말이나 사춘기 증후군이 아니라, 

어른들도 답하기 힘든 질문에 대한 답을 아직 찾지 못해 하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솔직한 말인 것이다.



이유 #4. 직업을 '선택하는 문제'에 관심이 없다.


학교에서는 직업을 잘 수행하기 위한 지식과 기술은 가르치지만,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가르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과목은 없다.

이런저런 직업을 체험해보고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요즘은 자유학기제, 창의적 체험활동, 진로체험 등

일과 직업을 선택하기 위한 교육과정이 강조되고 있긴 하지만,

현실은

내신과 수능 성적에 따라 내가 갈 수 있는 대학교와 학과를 선택하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지 않는가.

그리고 대부분은 그 전공이 나의 적성보다는 

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전망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는가.



이유 #5. 어른들도 어떻게 직업을 선택했는지 모른다.


그렇다.

나는 고등학생 때 친할머니께서 "ㅇㅇ이는 공부 잘하니까 꼭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신 게

내 마음에 그대로 꽂혀서 교대를 갔다.

그때 당시 생각은 '방학 때마다 여행 가야지.', '교사는 일찍 퇴근하잖아. 나만의 시간을 누려야지.'라며

'교사 = 가르치는 일'이라는 직업의 본질보다

'교사 = 방학이 있고, 자유로운 교실 공간이 있으며, 퇴근도 빠르다. 안정적이다.' 등의 

직업을 둘러싼 부차적인 환경과 조건들에게 더 마음을 빼앗겼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을까?'

오늘도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나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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