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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 Jun 17. 2024

내 안의 '불안이'

쉬는 날 영화 <인사이드 아웃 2>를 보았다. 영화를 본 지 5일이 지났다. 영화를 본 날 집에 가서 영화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야지 했다가 그만두었다. 조금 더 묵혀둔 뒤 내게 떠오르는 것에 대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5일이 지난 지금 내게 떠오르는 장면은 새로운 캐릭터 '불안이'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던 장면이다. 그때 내 눈에도 눈물이 가득 찼다. 예상치 못한 장면과 눈물이었다. 내 좌석 뒤쪽에서도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인사이드 아웃 2의 이야기는 '불안이'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편에서도 우리 모두가 은연중에 부정하려고 했던 감정 '슬픔이'가 주인공이었는데 2편에서도 우리가 늘 부정적으로 여겼던 감정 '불안이'가 주인공을 맡았다. 덕분에 밤마다 나를 잠 못 이루게 하는 불안을 조금은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잘 만든 영화의 힘인가.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밤을 채운다. 걷잡을 수 없어질 때도 있다. 그때의 내 모습이 바로 눈물이 가득 찬 채 어쩌지 못하던 불안이의 모습이었다. 그때 긍정이가 불안의 소용돌이 속으로 몸을 내던진다. 그제야 사태가 진정되고 다른 모든 감정들이 서로를 껴안고 다독인다. 그때 또 한 번 울컥했다. 이 영화가 이렇게 나를 울릴 줄은 몰랐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문득문득 불안한 감정이 떠오를 때면 인사이드 아웃의 불안이를 떠올린다. 분명 나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불안이를. 나를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불안이를.


이제껏 내 마음속에서는 불안이가 본부를 차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그만 불안이를 조금 쉬게 해 줘야겠다. 조금 더 노력을 기울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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