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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사이트 SEO Dec 09. 2021

가격 전략과 가격 정책에 대하여

마케팅 믹스의 대상인 4P 중 가격에 관한 설명


마케팅 믹스 (Marketing Mix)란, 마케팅 목표 달성을 위해, 경영자가 통제할 수 있는 마케팅의 요소를 활용하여 전략을 수립하고 마케팅 활동을 추진하는 계획과 과정입니다. Mix란 섞는다는 의미이고, 잘 아는 바와 같이 섞는 대상은 원론적으로는 4P 즉, Product, Price, Place, Promotion입니다.



4P 중 비교적 조직으로 구성되는 경향이 적은 요소가 Promotion입니다. 예를 들어 Product은 상품기획팀, 제품개발실, R&D 센터 등 일반 기업에 흔하게 존재하는 조직입니다. Place도 유통기획팀, 채널마케팅팀, 채널영업팀, 채널개발팀 등 다양한 이름으로 조직되고 있습니다. Promotion이야 광고판촉팀, 커뮤니케이션팀, 마컴팀, IMC팀, 홍보팀 등 일반 사람들도 흔하게 알고 있는 팀입니다.



하지만, Price는 유독 팀으로 조직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일부 기업에서 판매기획팀, 요금정책팀 등을 운영하긴 합니다만, 대체적으로 마케팅전략이나 마케팅팀 내에서 가격정책과 가격 운영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가격을 설정하고 운영하는 지식이나 노하우가 다른 마케팅 믹스의 요소보다 다소 소외되거나 선진화가 덜 되는 경향도 보입니다. 어쩌면 가장 이론적인 또는 학문적인 개념으로 존재하는 마케팅 요소라고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격은 고객에게 구매 영향력을 가장 크게 미치는 마케팅 믹스의 한 요소입니다. 명품, 프리미엄 제품이나 가성비, 가격경쟁력 이런 단어들의 실체는 가격정책, 가격 전략입니다. 대부분의 소비자에게 가격은 가장 민감한 마케팅 믹스의 요소입니다.




가격 전략과 가격 정책

Price Strategy, Price Policy



가격 전략은 말 그대로 가격에 대한 전략적 판단입니다.

가격이라는 마케팅 요소를 중장기 적으로 어떻게, 어떤 기조로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입니다. 이것은 사업 전략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사업의 현재 상태, 이 사업의 성장 및 운영 속도, 이 사업에 기대하는 매출과 이익의 규모와 수준 등 많은 사업 목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이 사업이 명품 사업이라면 가격 전략은 Prestige 전략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사업이 Masstige 제품을 파는 사업이라면 가격 전략은 상대적 고가(Premium Price)를 추구해야 합니다. 이 사업 혹은 이 제품의 경쟁력이 낮고, 품질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고, 많이 팔아야 하는 제품이라면 상대적 저가 혹은 낮은(Lower Price)를 추구해야 합니다.



가격 전략은 가격 정책 혹은 가격 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가격 정책 혹은 가격 운용은 가격 전략의 범주 내에서 관리되는 개념입니다. 즉, 가격 전략이 가격 정책 혹은 가격 운용의 가이드이자 한계입니다. 가격 전략이 Prestige인데, 같은 라인업, 같은 품질의 제품을 어느 날 갑자기 낮은 가격을 설정하거나 큰 할인 폭을 주며 팔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가격 운용의 차원을 넘어 브랜드 정체성 혹은 사업 모델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쉽게 얘기하면, 가격 전략은 가격의 포지션과 가격 운영 정책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가격 포지션은 말 그대로 해당 사업 또는 해당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어떤 수준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일부 명품과 같은 Prestige 가격을 운영하는 제품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제품들은 대체적으로 지향하는 가격대와 가격에 대한 인식이 있습니다. 즉, 고가 제품(High-tier), 중가 제품(Mid-tier), 저가 제품(Low-tier)처럼 소위 말하는 가격 계층(Tier)를 설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TV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산 TV의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습니다. 당연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을 말하는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QLED라는 기술로, LG전자는 OLED라는 기술로 High&Advanced Technology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격도 당연히 가장 고가의 제품들입니다. 삼성전자와 LG 전자의 TV가 처음부터 고가의 제품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소니, 샤프, 파나소닉과 같은 일본 제품이 명성을 떨칠 때 삼성과 LG의 TV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을 했습니다. TV에 대한 브랜드 전문성과 신뢰성이 일본산 제품들 보다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자산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는 소위 말하는 상대적 저가 전략을 추진했습니다. 비슷한 Spec.의 제품이지만 인지도, 신뢰성 등 브랜드 자산의 부족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만회하는 가격 전략입니다.



위의 TV 사례를 기준으로 보면, 가격 전략과 정책이 구분되지 않습니다. 당연히 정책은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격 정책은 사실 운영정책에 해당하는 표현입니다. 가격 정책은 전략이 시사하는 가격 기조보다는 다소 현질적인 개념입니다. 즉 시장의 소비자 반응과 경쟁 강도를 고려하여 타이밍에 맞는 가격 운용을 하는 개념입니다. 과거 일본산 제품보다 인지도와 신뢰도가 부족한 삼성전자의 TV는 시장 진입 초기 일본산 TV 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론칭하고 유통에 공급했습니다. 중간중간  할인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유리한 가격조건으로 원활한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는 가격 정책을 Penetration Pricing이라고 합니다. 즉 시장에 원활하게 침투하기 위해 유연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 운용 정책입니다. 하지만 많이 팔지도 못하는 브랜드가 계속적으로 낮은 가격과 할인을 지속하는 것은 기업의 손익에 많은 부담을 주게 됩니다. 다행히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낮다면 다소 버틸 수 있지만, 그런데 TV라는 제품은 섬유나 의류 산업처럼 노동집약적인 산업이 아닙니다. 인건비 비중보다는 인프라 투자가 많은 산업입니다. 



삼성과 LG는 상대적 저가격을 통해 제품이 빠르게 팔리길 기대했습니다. 빠르게 팔리면 그에 따른 입소문도 나고, 가성비 제품이라는 평가도 듣겠지요. 이렇게 상대적 저가 정책으로 인해 초기 시장 침투가 원활해졌다고 판단되면 상대적 저가 정책을 지속할 이유가 없습니다. Skimming Pricing으로 정책을 변경해야 합니다.  Skimming Pricing은 제품의 가격을 시점이나 구매자 등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다르게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해당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일정한 수요가 형성되고 나름 유의미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고 판단하면 사용할 수 있는 가격 운용 방식이자 정책입니다. 



Skimming Pricing은 다른 예시를 들어 보겠습니다.

코로나 이전, 해외여행이 활성화됐을 때, 항공권을 언제 구매하느냐에 따라 항공권 가격이 전차 만별이었습니다. 1년 전에 항공권을 구매하는 경우, 30일 전에 항공권을 구매하는 경우, 3일 전에 항공권을 구매하는 경우 각각의 경우마다 항공권 가격에 차등을 두어, 급하게 구매하는 사람에게는 비싼 가격을, 미리 준비한 사람에게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공하는 운용방식입니다.



가격 운용 정책에는 앞서 언급한 Penetration Pricing, Skimming Pricing 외에 Ceiling Pricing도 있습니다.  Ceiling Pricing은 의미 그대로 천장에 붙은 가격 즉, 상황에 따라 가격을 바꾸지 않고 한동안 최고가를 고수하는 가격 운용 정책입니다.



가격 설정과 변경의 고려사항



제품 가치, 제품 경쟁력

기본적으로 해당 제품이 가지고 있는 제품의 경쟁력을 고려해야 합니다. 가격도 제품의 경쟁력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여기서 말하는 제품의 경쟁력은 제품이 가진 본원적인 성능과 품질을 의미합니다. 가격 경쟁력을 제외한 순수한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경쟁력을 판단해야 합니다. 



제품의 가치 또는 제품의 경쟁력을 평가할 때는 두 가지 관점에서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물리적이고 현실적인 제품의 기능 또는 효과의 차이입니다. 주로 Spec.이라 불리는 요소와 얼마나 첨단의 새로운 기능이 차별적인지에 대한 검토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소비자가 인지하는 지각 품질입니다. 지각 품질은 품질평가를 통해서 입증된 품질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사용하고 보유하면서 느끼는 인식상의 품질을 얘기합니다. 지각 품질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브랜드 내부에서 평가를 하게 되면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매우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팔이 안으로 굽을 수 있는 비객관적 평가가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능한 객관적 지표인 소비자가 인식하는 지각 품질을 제품의 가치 또는 경쟁력 평가에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경쟁 가격, 가격 포지션 측면

경쟁 가격은 시장에 존재하는 유사한 제품들이 어떻게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입니다. 이는 제품의 가치 그리고 브랜드 포지션 목표와 상관이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 파워를 중심으로 가격을 설정, 운영할 것인지 아니면 제품의 경쟁과 점유율 등을 목표로 가격을 설정,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의도한 포지션 또는 전략에 따라서 가격이 설정되고 운영되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원래의 가격 설정 의도는 프리미엄 포지션을 위한 상대적 고가 전략이지만, 실상은 최근 경쟁사의 가격이 인상되면서 가격 프리미엄이 소멸됐거나 오히려 상대적 저가가 된 채 그대로 운영되는 경우가 문제입니다. 이때 경쟁사의 제품 가치나 효익에 변화가 없는 경우와 경쟁사의 제품 가치나 효익이 긍정적으로 개선된 경우로 구분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현재의 가격정책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포지션 전력과 목표를 변경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익 측면

가격 설정이나 변동 시 가장 현실적이고, 기업 활동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요인입니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상업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도나 목적이 있지 않고서 손실이 지속되는 가격을 설정하고 운영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가격 설정 또는 변동 시 손익상의 영향력을 고려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입니다. 다만, 많은 경우 앞뒤에 언급하는 제품의 가치나, 경쟁 가격 또는 포지션, 그리고 소비자의 가격 인식 등에 대한 고려는 부족한 채 그저 손익을 중심으로 가격을 설정하고 운영하는 것은 마케팅의 역할이 아니고 회계나 재무 관리 부서의 역할입니다. 따라서 마케터는 손익 측면의 가격 영향력은 참고로 활용하고 오히려 브랜드 목표나 포지션 목표를 중심으로 가격을 설정하고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소비자 가격 태도 측면

마케터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신경 쓰이는 요소입니다.

소비자 인식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있다면 사내의 관련 부서는 물론 대 소비자 마케팅 정책의 입안에도 강력하게 활용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일반적인 소비자는 기본적으로 높은 가격이나 가격 인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고객 중심주의라고 해서 기업이 손실을 보거나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으로 가격을 운영할 수도 없습니다. 마케터는 가격 설정이나 가격 변동 시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이거나 이탈할지에 대해서 민감하게 센싱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영업을 하거나 판매 성과를 직접 도출해야 하는 조직은 높은 가격 설정이나, 가격 인상에 매우 민감합니다. 반면, 경영기획이나 마케팅 전략과 같은 스텝의 성격이 강한 조직은 이성적이고 이론적인 판단을 하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업 현장에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이슈이자 논란거리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앞서 설정한 가격 전략에 근거하고 입각해야 합니다. 자칫, 현재의 판매 상황과 고객 반응만을 고려하면, 앞에서 고민 끝에 설정해 둔 가격 전략과 다른게 가격이 운용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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