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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H Oct 13. 2024

숨 막히는 도시.

 일주일정도 몸도 마음도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지려 시골에서 시간을 보냈다. 매연이 많지 않아서 공기도 맑았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에 부딪치지도 않고 조용히 유유자적 돌아다닐 수 있어서 좋았다. 버스가 시도 때도 없이 다니는 도시와 달리 시간표에 따라 배차간격이 큰 버스들이 운행하고 있었지만, 그 또한 사람들이 많이 타지 않아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그렇게 평온한 시간을 보내다가 집으로 돌아오는데 마침 퇴근시간대였다. 평평한 논과 산 위로 하늘이 잘 보이던 풍경에서 빼곡히 높게 들어선 건물로 가려진 하늘과 건물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정신없는 소음들과 화려한 조명이 가득한 풍경으로 바뀌었다.


 몸을 있는 힘껏 꾸겨서 꾸역꾸역 버스에 몸을 밀어 넣고 이리저리 엉키어 집으로 돌아가기 바쁜 사람들. 마치 냉동된 생선처럼 꼿꼿하게 서서  따닥따닥 붙어 실려가는 사람들. 버스는 만두를 만들 때 넣어야 하는 만두소를 억지로 넘치게 넣어 터져 버린 만두 같았다.


 도시에 사람이 과도하게 많고 시골에는 없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실제로 체감한 적은 처음이라 시골에서 도시로 넘어오는데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시골의 정과 인심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기에 가능한 것 같다. 도시의 사람들은 각자 살 길을 찾아 바쁘게 앞만 보고 움직여서 여유를 가질 시간이 없다. 이미 주위가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환경이기에 자신과 남을 돌아볼 시간이 없는 것 같다.


 도시 속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니, 무엇을 위해 그리 치열하게 살았는지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한 번쯤은 도시를 벗어나 그동안 잊고 살았던 여유를 가지며 일상을 환기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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