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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ke Apr 16. 2024

로마의 화려한 워터파크 '카라칼라 목욕장'

화려함에 반해, 로마 최악의 폭군이자 잔인한 지도자의 이름이 붙은 목욕장


이곳은 로마의 남쪽, 아피아가도의 끝점(로마를 기준으로는 시작점)에 위치한 고대 목욕장으로 현재까지 형태가 가장 크고 잘 보존된 목욕장입니다. '카라칼라 목욕장'은 추후에 조성된 테르미니역 인근에 있는 '디오클레티아누스 욕장' 의 모델이 되기도 했고, '디오클레티아누스 욕장'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가장 규모로 조성된 로마의 목욕장이었습니다. 216년 완공되었는데요, 주 건물의 크기만 너비 220m, 길이 114m나 되었습니다. 동시 수용 1,6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었고,  하루 1만 명 정도가 이용했다고 합니다. 건설에 투입된 인력이 9천 명에 건설기간이 5년이 소요된, 엄청난 규모입니다.

'카라칼라 욕장'의 현재 모습

'카라칼라 목욕장'은' '카라칼라 황제'가 지었습니다. 카라칼라 황제는 로마 역사상 가장 잔인한 폭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의 재위기간 동안의 업적은 목욕장을 지은 것과 로마제국 내의 모든 자유민에게 로마시민권을 준 것입니다. 이런 업적들도 세금을 많이 거둬들이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카라칼라 황제는 원정 전쟁에서 근위대장에 의해 암살되었습니다.

카라칼라 황제

'카라칼라 황제'는 자신의 군인을 휴양시키고, 시민의 인기를 얻기 위하여 목욕장을 지었다고 합니다. 남녀노소, 신분과 관계없이 입장할 수 있었고, 군인, 노예, 어린이들은 무료로 그 밖에 로마 시민들은 동전 한 잎의 저렴한 비용으로 목욕장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여성은 2배의 요금을 받았다고 하네요). 로마시민들에게 콜로세움과 대전차경기장 같은 대원형 경기장과 황실에서 지어주는 목욕장은 가장 좋아하는 오락장소이자 커뮤니티 장소였죠. 황제는 이런 시설들을 시민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의 지지기반을 확보했습니다. 


아울러 이 목욕장은 로마시민들의 위생과 건강에도 큰 도움을 주는 시설이었습니다. 목욕장은 사우나, 열탕, 온탕, 수영장 등의 목욕시설과 함께 원, 체육관, 육상트랙, 운동장, 마사지실도 포함되어 있었으며,  내부에 도서관, 체육시설, 각종 집회실, 지하의 종교시설, 야외 정원까지 갖추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외 도서관, 레스토랑, 독서실, 미용실, 향수가게, 음악실 등이 있었습니다. 현재로 본다면 일종의  ‘휴양레저센터’로 로마 시민들에게 휴식처이자 사교장이었는데요, 오늘날 우리나라의 '대형 워터파크'나 '리조트 단지'의 원조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카라칼라 욕장'의 복원 상상 이미지

이 목욕장은  536년 고트족의 로마 침략으로 수로관이 파괴되기 전까지 300년 넘게 사용되었습니다.  물공급이 끊긴 이후 버려져 잠시 무덤으로 사용되기도 했고, 중세 이후는 채석장,  포도농장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주 건물의 중앙에 위치한 열탕의 커다란 둥근 천장은 847년의 지진으로 무너졌고, 지금은 폐허가 되었지만 내부에 남아있던 조각 작품과 모자이크로 화려했던 과거를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이곳은 1938년 매년 여름 오페라 및 음악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1990년에는 로마 월드컵의 개최기념으로 세계 3대 테너의 공연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인터넷 예매를 통해 표를 구할 수 있으니 여름에 로마를 방문하실 분이라면 오페라 티켓의 예매를 미리 도전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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