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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ke Apr 17. 2024

'아피아가도'와 예수의 발자국이
있는 '쿼바디스 성당'

2천3백 년 역사의 '로마로 통하는 길'과 예수와 베드로의 역사

'아피아 가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간선도로입니다. 기원전 312년, 군사 목적으로 처음 건설되었습니다.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 도로이니, 무려 2,300년의 역사를 가진 도로입니다.

로마로 통하는 길, 아피아가도

로마에는 13개 성문이 남아 있는데,  가장 큰 성문이 ‘산 세바스티아노 문’입니다. 이 문은 '아피아 문’이라고도 불립니다. 현재의 '아피아 가도'는 이 문을 기점으로 멀리 이탈리아 남쪽의 항구도시 '브린디시'까지 길이가 560km에 달합니다. 우리나라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도로 거리가 428km이니, 2천 년 전에 건설한 간선도로로써는 엄청나게 긴 거리입니다. '아피아 가도'는 로마제국의 번영당시에는 '아피아 문'을 기점으로 85,000km가 이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 건설된 도로 시설들이 현재에도 85개의 다리와 일부구간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좌) 아피아가도의 첫 기점 '산 세바스티아노 문(아피아문)' / (우) 아피아가도에 있는 최초의 수도교 '아쿠아 아피아'

도로는 촘촘한 사각형의 돌로 깔려있습니다. 도로의 폭은 3~5m 정도로 두 대의 마차가 나란히 지나갈 수 있는 크기라고 합니다. 돌이 깔려 있는 도로에는 ‘마일스톤’이라는 돌기둥이 있습니다. 이는 로마 기점부터의 거리를 나타냅니다. 기원전 31년, 이집트에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이기고 돌아온 '옥타비아누스'도 이 '아피아 가도'를 따라 로마로 개선했다고 합니다.  2천 년 전 '옥타비아누스'가 걸었던 길을 오늘날 우리도 걷고 있는 거죠. 

(좌) 사각형 돌 블록을 깔아 만든 아피아가도 / (우) 도로의 기점과 거리를 표시한 '마일스톤'

한편, 당시 로마법에는 성 안에 묘를 쓸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길을 따라 양쪽으로 묘지가 15km나 늘어서 있었는데요, 그래서 지하묘지인 <카타콤베>도 생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12세기 후반에는 '아피아가도'에  요새를 만들어 이 도로를 통행하는 사람들에게 비싼 통행료를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아피아가도의 복원 상상도

이 '아피아 가도'를 따라 <산 칼리스토 카타콤베>로 가는 길에 이탈리아의 한적한 농촌 마을이 보입니다. 이런 곳에 무슨 유적이 있을까 싶은데, 이곳에 예수의 발자국의 성물을 보존하고 있는 작은 성당이 있습니다. 바로 '쿼바디스 성당'입니다. 

아피아 가도의 작은 시골마을에 있는 '쿼바디스 성당'

예수가 십자가에서 사형을 당하고 몇십 년이 흐른 64년 7월, 로마에 엄청난 대화제가 일어났습니다. 당시 '네로'황제는 휴가 중에 황급히 돌아왔지만 대화제로 인해 민심은 악화될 대로 악화되었습니다. '네로'황제는 이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대화제를 당시 신흥종교로 급속히 퍼지고 있던 그리스도교인들의 탓으로 돌리고, 그들을 박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를 따르던 12제자와 신도들을 잡아다 닥치는 대로 학살하기 시작했습니다. '콘스탄티누스'의 '밀라노 칙령'이 있기까지 로마의 300년 간의 기독교 박해는 이때부터 시작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이 엄청난 박해를 피해, '아피아 가도'를 통해 로마를 빠져나가던 예수의 제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예수가 가장 사랑했다는 '베드로'입니다. 도망가던 '베드로는 '아피아 가도'에서 예수를 만납니다. '베드로'가 예수께 묻습니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이탈리아어로 ‘쿼바디스 도미네?’입니다. )    

그러자 예수는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러 로마로 간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좌) 안니발레 카라치의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 (우) 카라바조 '성 베드로의 십자가 책형'

이 대답을 들은 '베드로'는 로마를 빠져나오던 발길을 돌려 다시 로마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교가 박해받는 로마에서 복음을 전하다 감옥에 갇혀 옥고를 치르다가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였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를 만났을 때 서 있었던 바위에는 예수의 발자국이 찍혔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 세워진 성당이 <쿼바디스 성당>입니다.


그런데 대리석에 찍힌 예수의 발자국이라고 하는 성물은 사람의 발 치고는 상당히 크고 평발입니다. 이런저런 상황을 살펴보면 이 성물이 실제 예수의 발자국이라 믿기는 상당히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박해를 피해 도망가다가 깨달음을 얻고 다시 순교를 결심하고 로마로 발걸음을 돌린 역사적인 장소라는 점에서 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좌) 성당의 내부 제단 / (우) 예수의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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