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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챙김의 하루하루  12화

카르마의 캔버스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그려낸다.

by 다온 Mar 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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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는 쾌락이 아니라 고통이 없는 상태를 추구한다.
- 아리스토텔레스 -


카르마(업)에 대해 글을 쓰면서 단순히 인과응보를 이야기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인간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고 누구나 희로애락을 겪으며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주 탐사선 보이저호가 계속 앞만 비추며 항해를 하다가 명왕성을 끝으로 태양계를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카메라 방향을 지구 쪽으로 돌려 촬영된 지구의 모습에 코스모스 저자인 ‘칼세이건’은 지구를 ‘창백하고 푸른 점’이라고 묘사를 하였습니다.

그 푸른 점 속에서 인간은 아등바등 웃고 울고 고뇌하여 삶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모두 같은 인류라는 동반자로서 ‘카르마(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카르마(업)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앞으로 글에서는 카르마를 ‘’이라는 용어로 통일해서 사용하겠습니다.


업은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그리고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결과가 따릅니다.

자업자득의 원리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업에 대한 관리는 각자 삶의 행복과 불행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업이라도 100% 돌려받습니다.

업이 우리의 심층의식(불교에서는 아뢰야식이라고 합니다.)에 씨앗으로 저장이 되어 있다가 시절인연이 되면 발현됩니다. 즉 특정 조건이 되면 계속해서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업은 흔히 부정적인 용어로 쓰이지만 실제로는 가치중립적인 의미입니다. 의식이 균형을 맞추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하는 행위는 몸으로, 말로, 마음으로 행위를 하는 세 종류가 있습니다. 이것을 신구의 삼업이라고 합니다.

업에는 선업과 악업이 있다고 합니다. 세심히 살펴보면 선업과 악업을 인간의 잣대로 무우 자르듯이 쉽게 구분하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전쟁터에서 적군을 셀 수 없이 살생을 했을 텐데 선업일까요? 악업일까요?

우리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살생을 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가축을 먹고, 야채를 먹고, 회를 먹고,,,, 살생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요?

업은 단순히 우리의 생각, 말, 행동에 대한 결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에 내포된 의지와 의도를 포함합니다.

즉 업은 ‘의도’를 중심으로 한 행위를 통해 형성됩니다.


불교경전인 ‘앙굿따라 니까야’에서 붓다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의도를 업이라고 부른다. 의도한 후에 몸으로, 말로, 마음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업은 외부 요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행위와 의도에 의해서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각자는 스스로의 운명에 책임을 져야 하며 운명론적 결정론을 넘어 삶의 변화에 대한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업은 단순히 인과응보가 아니라 우리 행위와 마음가짐이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붓다가 말한 선업과 악업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악업 에는 대표적으로 10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1) 몸으로 짓는 악업

- 살생 : 살아 있는 생명을 해치는 행위

- 투도 : 남의 물건을 부당하게 취하는 행위

- 사음 : 남녀 간 부적절한 행위

(2) 말로 짓는 악업

- 망어 : 거짓말을 하거나 진실을 왜곡하는 말

- 이간어 : 이간질하는 말

- 악구 : 남을 모욕하거나 상처 주는 말

- 기어 : 남을 속이기 위한 감언이설, 의미 없고 유혹적인 말

(3) 마음으로 짓는 악업

- 탐욕 : 지나치게 욕심을 내는 마음

- 진에 : 분노와 증오의 마음

- 사견 : 왜곡된 가치관이나 잘못된 견해

그리고 선업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위의 10가지 악업을 짓지 않는 것을 10가지 선업이라고 합니다.

선업은 악업을 행하지 않는 것이라는 의미는 우리가 매 순간 알아차림으로 자신의 행동과 말과 마음을 들여다 보라는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


업이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우리의 의지와 의도를 가진 생각, 말, 행동의 기억 즉 업은 각자의 심층 의식에 저장이 되는데 이렇게 저장된 업은 특정 조건이 될 때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우리가 존재나 사건에 대해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을 느끼고, 감촉을 느끼고, 마음이 작용할 때 즉 세상과 상호작용할 때 우리의 내면에 저장된 수많은 업이 조건에 따라 발현이 됩니다.

이것이 인간의 삶입니다.

똑같은 사람의 행동을 보고도 어떤 사람은 유쾌하게 받아들이고 또 어떤 사람들은 무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나, 계속해서 같은 패턴에 사기를 당한다거나, 매번 배신을 당하면서도 나쁜 남자에게 끌린다거나 하는 것이 모두 이러한 각자의 특수한 업으로 인한 것입니다.

그리고 업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삶에 매 순간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우리의 심층의식에 씨앗처럼 저장이 되었다가 다음 생 에도 그 씨앗이 종자가 되어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러한 업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삶에 반영해야 할까요?

업은 단순히 행위에 대한 결과를 수긍해야 한다가 아니라 우리가 주도적으로 개인의 삶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습관을 바꿀 수 있듯이 우리의 업도 변화시킬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현대의 뇌과학으로도 일부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반복될 때 뇌의 신경회로는 그에 맞게 강화되거나 재구성되며, 뇌과학에서는 이를 ‘신경 가소성’ 이라고 합니다.

업이 우리의 의도와 행동이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과 유사하게 신경 가소성은 우리의 의도된 경험과 선택이 뇌의 구조를 변화시켜 결국 우리의 성격, 판단, 행동양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즉 우리의 반복된 긍정적 행동이나 생각은 뇌구조를 변화시켜 그에 맞는 감정적 반응과 행동양식을 만들어 내며, 부정적인 행동이나 생각은 뇌구조의 패턴이 부정적 회로가 강화되어 고통이나 불안의 감정이나 행동양식을 만들어냅니다. 업을 이러한 현대 뇌과학으로도 조금은 설명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업은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의도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양심에 따르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선한 행위를 하더라도 그것이 위선인지 아닌지는 타인은 몰라도 본인은 그 의도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죠.


불교에서 업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업보의 뜻은 ‘다르게 받는다’ 란 뜻입니다.

인과의 법칙에 의해서 내가 한 일, 생각, 말 등은 업으로 남아서 우리의 삶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지금 나의 마음가짐에 따라 100이란 과보가 10이 되기도 하고, 10이란 과보가 100이 되기도 합니다.

내가 감내해야 할 업보가 다르게 온다는 말이 아니라, 내가 실제 체감하는 업보가 다르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현재의 마음가짐이 좋은 상태이면 과보로 난처한 상황이 처했을 때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야 라고 거들어 주는 사람이 나타날 수 있고, 현재의 마음가짐이 좋지 않으면 조그만 일도 크게 꼬여서 큰일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현실에서 보면 아주 사소하게 보이는 일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순간, 이곳에서의 나의 마음가짐 상태가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이 순간 이곳이 우리가 온 힘을 다해서 집중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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