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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미세뷰 Dec 10. 2020

방탄 신드롬이 한국문화에 시사하는 바

방탄소년단, 세계의 모진 비난을 뚫다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을 어떤 측면으로 봐라 봐야 하는가? 경제, 외교, 시사, 문화, 사회 등의 어떤 측면을 보고서에 풀어낼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 다각도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모습을 다 다루기는 어렵지만 필자가 관심을 갖는 뚜렷한 현상과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서술한다면, 포괄적인 것보다는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보다 잘 전달될 것이라는 믿음에서 필자의 관심사 위주로 써보고자 한다.


예로부터 김구 선생은 우리나라가 부력이나 강력히 아닌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하셨다고 한다. 문화는 무형이지만, 가장 평화적으로 세계인들에게 미칠 수 있기에 선한 문화가 주는 영향력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세계 속에서 현재 한국이 떨치는 문화적 위상을 논해보고자 한다.


가장 첫째로는 국위선양에 일조하는 방탄소년단을 빼놓고 시작할 수 없다. 그들의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하였다. 방탄소년단은 약 1년 5개월을 기록한 비틀스 이후 그룹으로서는 가장 빠르게 4개 앨범 1위를 달성한 기염을 토했다. 물론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2위를 한 전례도 있지만, 방탄소년단의 세계 속의 한국적 의미는 좀 더 특별하다.


필자가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그들의 행보가 조금 특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들은 유명해지고 나서 굳이 세계인에게는 생소한 '한국어'로 노래를 불러왔다. 현실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한국어 노래로 승승장구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일이라는 편견을 완벽하게 깨준 것이다.


이번 1위 곡은 코로나 19 사태로 지친 전 세계인을 위로하고자 예외로 영어로 불렀는데, 왜 한국어로 부르지 않았냐고 역풍을 맞을 만큼 그들의 한국어 사랑이 대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Dynimite'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한국어를 고집한 이유는 자신들의 모국어로 쓴 가사를 부르는 것이 이들의 더 깊은 내면을 전달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한 파장으로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팬덤들은 때아닌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이어졌고, 한국에 대한 인지도도 훨씬 상승하는 계기가 되었다.


실제로 세계의 많은 대학에서 한국어학과가 신설되기도 하였으며, 한국의 문화 배우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음악적으로 단순히 1위에서 그친 것이 아닌 세계 속에 당당히 한국인의 긍지와 자긍심을 남겼다는 데서 더 의미가 뜻깊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이들을 보기 전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어구에 동의를 할 수 없었다.


어쩌면 사대주의에 사로잡혀 세계의 변두리에 머무는 한국이라는 구태의연한 발상을 한국인인 필자가 하고 있으니 당연한 사고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 청소년, 청년들이 가진 고민을 가사로 담담히 풀어냈고, 세계인들의 열광을 이끌어내는 것을 보며 필자는 생각을 바꾸었다. 오히려 한국의 전국 팔도에서 모인 방탄소년단이 풀어내는 담담한 로컬적인 한국 서사가 외국에도 통할 수 있음에 감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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