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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미세뷰 May 21. 2020

술자리 강요에 마이웨이를 외치다!

부당함은 어떤 것으로 정당화되선 안된다

퇴근 1시간 전, 경건한 마음을 가다듬는 와중

이를  깨뜨리는 목소리.

"간단하게 퇴근하고, 치맥 콜?"이라 말한 팀장이 그 주인공이었다.
팀장의 몇 번의 술자리 제안이었을까? 이를 세던 중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소심한 나한텐 회사에서 살 거냐, 죽을 거냐로 들렸다. 대한민국 직장인, 이 햄릿의 운명은?

부당함을 참지 못하는 나,
제안을 깡그리 무시하고 내 결정  운명임을 상기시켰다.


평소 같았으면, 속내를 숨기고 끙끙 참으며 갔을 테지만

그 순간 상사란 위치를 이용해 고압적으로 술 약속을 잡는 행태에 뿔이난 나. 화가 단단히 난만큼 "저 약속 있어요"라고 당당히 외쳤다.

상-하 관계에서 부당하게 자기 기분에 따라 술 약속이라니. 강자와 약자의 위치를 교묘히 이용해 거절 못하게 하려는 수법, 그 속내가 뻔히 보여 화가 났다. 회식을 하려면 공식적으로 날짜를 잡아야 날을 비울 것 아닌가.

사실 공식적인 것도 아니고 팀 내 카톡방에서 퇴근 전 이런 식의 제의가 있었는데, 항상 번개로 약속을 잡는 것이었다.

하지만 살기 위해 막내인 내가 총대를 매기로 했다.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갑자기 약속이 있다 둘러대며 퇴근한다 말해버렸다
그랬더니 아니꼬우신 자칭 쿨한 팀장은 6시가 되자 "약속이 있으신 우리 00 씨는 빨리 가야지"라며 비꼬질 않는가.

이해되지 않는 중요한 포인트는 또 있다. 내가 보수적인지 몰라도 기혼이신 남자 팀장이 부하 여직원 둘과 굳이 퇴근 후 번개로 술을 할 이유가 무엇이냐, 이 말이다.

나도 내 스케줄이 있는데 자기 기분에 따라서 술을 당연히 마셔야 한다는 어이없는 사고방식에 황당하여, "네 그럼 안녕히 계세요!" 한마디 만하고 문을 박차고 나와버렸다.

나중엔 업무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어쩌나 전전긍긍했지만 말이다. 이렇게 소심한데 강경하게 나간 거 보면 진짜 어지간히 먹기 싫었나 보다.(회사에서만 팀장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급여에 포함되어있다 생각하기 때문에)


하지만 그날의 나를 칭찬해 주고 싶다. 난 나를 가장 아끼니까,  미움받을 용기를 짊어지고서라도 부당한 대우를 받아선 안된다 생각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이 험난한 세상 속에서 나를 챙겨주고, 위해주고, 부당한 상황 직접 맞서는 내가 되자고. 드라마에서는 백마 탄 왕자가 있을진 모르겠다만 현실에선 내가 나를 지켜야 한다.


 줏대 없이 흔들리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거나 애매한 태도는 회식을 강요하는 팀장 마냥 비열한 인간들에게 먹이가 되기 십상이다.


그리고 내가 나를 지켜야 주변인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곤조 같지만 내 신념이다. 내가 바람의 나뭇가지 마냥 갈팡질팡하는데, 중심을 잡지 못한 자신이 누굴 지킨단 말인가?


물론 적당한 비위는 맞춰야 사회생활 시 일을 하는 나도 편하지만 나를 존중하지 않는 그 선을 넘어버린다면 참지 않을 것이다.


술자리에서 요기 난 안줏거리 삼아 여직원을  종부리 듯 부르지 마라, 나도 나를 사랑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 '인간'임을 먼저 숙지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문화가 사회 전반에  정착되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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