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53화
by
단아한 숲길
Sep 30. 2024
탈출
건조하고 숨 막히는 좁은 방
시(詩)도 없고 가락도 없어
막막한 숨소리만 푹푹 익어가
습성이라는 게 참 무섭지
벗어나려 일어섰다가
다시 주저앉곤 해
풀내음도 없고 물소리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엉거주춤
작은 몸뚱이를 웅크린 채
굳은 화석처럼
깊은 잠을 청하다가
문득 날아든 섬뜩한
예감
이러다가 잠식당하거나
질식할지도 몰라!
어떻게든 문을 열기로 했어
굳어버린 관절이
삐걱거리며
아우성치는 통에
눈물이 났지만
결국
일어서
문을
열고야 말았어
결코 열리지 않을 줄 알았던
바로 그 문을.
<글. 사진: 숲길 정은> 매일 오후 10시 발행/ 70화 발행 후 첫 시집 출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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