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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아한 숲길 Nov 05. 2024

난임

11화 (브런치북 자료를 매거진으로 이동하는중입니다)

난임


터널을 걸었다

어둡고 습한 길

누군가

어디쯤이 끝이라고

알려주면 좋겠는데

침묵뿐이었다

막연한 기대와 두려움을

품에 안은 채

걷고 또 걸었다


한 달에 한 번

들뜸과 눈물바다

반복되는 열상

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아서

자꾸 움츠러들었다


원치 않아도 오던데

참 쉽게도 오던데

우리에겐 오지 않았다


퍼질러 앉아 울다가

다시 일어나 걸었다

오랜 세월

자꾸 걷다 보니

어둡던 터널이

조금씩 밝아지더니

저 멀리 환한 빛이 보였다

아주 작지만

강렬하게 빛나는 존재

너, 너로구나!


정신없이 뛰어가

뜨겁게 빛을 안았다

빛이 내게 들어와

또 하나의 우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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