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운명론을 믿습니다.
물론 비관적인 운명론이라기 보단 낙관적인 운명론으로요.
제가 고민하는 생각의 기본적인 결말은 '다 잘될 거야.'라는 가정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런 습관은 항상 생각보다 비관적인 현실에
긍정적으로 살 수 있는 기대를 주기도 했지만
기대와 현실의 차이에서 벌어지는 고통을 초래하기도 했죠.
완벽이라는 건 좇으면 좇을수록 완벽해질 거 같지만
실상은 아니었으니까요.
어느 정도 삶의 기대가 있었기에 그 다름에서 오는 아픔도 익숙해진 지 오래,
제가 겪는 아픔은 제 운명이라고 생각한지도 오래된 어느 날,
나는 왜 나를 이렇게 대하는가라는 글귀가 제 뇌리에 깊숙이 박혔습니다.
항상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했고, 나 자신은 벼랑 끝에 몰아붙이면서 희생을 강요했습니다.
완벽이라는 단어에 사로잡혀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까지 내 잘못이라고 치부하기도 했죠.
이상과는 다른 현실에 탓할 누군가가 없어 항상 손가락을 나 자신에게 돌리다 보니.
저는 정말 못난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결말에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있을 건데 말이죠
저는 아직 제 이야기의 결말을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여느 때와 같이 '다 잘될 거야.'라고 말할 겁니다.
그러나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내 이야기의 의미를 남이 아닌 나에게서 찾을 거라는 겁니다.
그게 진정 결말이 있는 '내'이야기에서 의미를 찾는 법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