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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마도 Jan 10. 2022

2.4% | 할 일이 많다. 복도 많다.

이제 진짜 나만 잘하면 된다

어느새 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하루에 제대로 한 것이 없어도 매일 기록하려고 한다. 

오늘은 1/15일까지 마감인 대학들을 꼼꼼하게 리뷰했다. 

J학교는 총 3 프로그램을 지원할 수 있어서 어디를 지원할까 정말 고민되었는데, 역시 찾아보면 답이 나온다. 어떤 프로그램은 미국인만 지원할 수 있거나, 어떤 프로그램은 phd 준비하는 사람이 하면 좋을 것 같다거나, 이렇게 찾다 보니 각이 나와서 두세 시간 투자한 끝에  프로그램을 고를 수 있었다. 

12/1일에 대부분 대학에 지원을 끝내고, 이제 남은 학교들은 대충 이름만 바꿔서 내면 되겠지 생각하고 안일하게 있었는데, 다시 보니 진짜 그렇게 할 수 없기에 할 일이 정말 많다. 

정신 차리고 하루에 8시간 이상 투자하면서 열심히 해야겠다. 


요즘 완전 팔자 늘어지게 쉬었다. 대충 오늘 하루를 기록해보자면.. 아침에 8시쯤 일어나서 이불을 돌돌 말고 거실로 나와서 햇볕 받으면서 누워있다 보니 엄마와 아빠가 9시쯤 일어났다. 엄마가 아침 먹을래? 요구르트 먹을래? 커피 마실래? 물어봤지만 이불 속에 누워있는게 너무 아늑해서 아니 안 먹을래 하고 단호하게 대답했다(이 얼마나 호사인가). 대신 아빠한테 빵집에서 옥수수 식빵을 사달랬다. 그래서 아빠가 집 앞에서 옥수수 식빵을 사 왔다(세상에 이런일이). 아빠는 식빵이 방금 나와서 따끈따끈하단 말에 조심조심 들고 왔는데 먹으려고 보니 차디차서 한바탕 웃었다. 겨우 앉아서 옥수수 식빵을 찢어먹고, 엄마가 내린 커피도 마시고, 사과도 먹었다. 진짜 요즘 집에서 호강하고 있다. 서울에서 몸이 잔뜩 상해온 딸에게 엄마와 아빠는 완전한 요양생활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리고 점심에는 뭘 먹었더라. 아, 어제 엄마가 해준 김밥 남은 것과 갈치조림으로 점심을 후딱 먹었다. 아빠는 운동하고 저녁에 들어오겠다고 하면서 나에게 얼른 낮잠 자라고 했다(세상에). 엄마는 이미 이불 안에 쏙 들어가 있고. 그래서 나도 이불 속에서 엄마랑 유튜브 보면서 쉬다가, 정신 차리고 카페로 나와서 자소서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아 나 할 일이 많고나.. 하고 정신 차림. 


저녁에는 다 같이 요가연습을 했다. 요가는 아빠가 요즘 등이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가서 주사맞고, 침맞고 하길래 내가 병원 가는것 보다 몸을 풀어주는 요가를 무조건 해야 한다고 강요해서 같이 다니고 있다. 요가 안 가는 날은 엄마랑 나를 거실로 불러서 요가 복습을 하는데, 오늘도 다 같이 복습을 했다. 아빠는 진짜 뻣뻣해서 팔이 제대로 올라가지도 않는데 어떻게 운동을 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같이 스트레칭과 몸 푸는 요가를 한 시간 정도 했다. 


아빠는 다시 이불로 쏙 들어가려는 엄마를 거실로 불러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고 있었던 내 학비에 대해서 드디어 이야기하게 되었다. 펀딩을 받아서 박사를 가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혹시 박사가 안되고 석사만 된다면 내가 모아둔 돈으로는 2년 석사 학비는 댈 수 있다고 밝혔다. 대신.. 생활비.. 는 1년 정도만 가능하다고도.. 그런데 이것도 내가 가진 돈을 싸그리 탈탈 털었을 때의 이야기다. 어쨌든 처음으로 다 까고 이야기했는데 아빠는 도와줄 수 있으니 걱정 말라고 했다. 일을 더 해서라도 보내 주겠다고 했다. 


이게 뭐지. 나는 진짜 복이 많다. 

이제 진짜 나만 합격 되면 되는데. 내 실력이 될랑가 몰라서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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