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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플레이어 May 04. 2023

사랑이 없어지는 사회 속 사랑이야기를 정리하며...

우리 시대의 로맨스: 4편 마무리



오늘의 스토리 플레이리스트

1. 인류...사랑을 참 좋아한다
2. 콘텐츠화 된 요즘의 로맨스
    (1) 드라마, 자기주도적인 여성과 무해한 남성의 콜라보
    (2) 로맨스 판타지 웹툰, 능력있는 신데렐라거나 남자들을 거느리는 여왕님
    (3) 러브 버라이어티, 짝짓기 과정에서 드러나는 외모와 재력에 대한 욕구
3. 드라마 vs. 웹툰 vs. 러브 버라이어티
4. 우리 시대의 로맨스 그리고 사랑 이야기



인류… 사랑을 참 좋아한다.

사람은 참 사랑에 관심이 많습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을 봐도 다양한 사랑이 존재합니다. 에로스 (상대가 가진 것을 원하는 모든 사랑), 필리아 (찬구 간의 따뜻한 사랑), 스토르게 (가족 간의 사랑), 루두스 (장난이나 게임처럼 즐기는 유희적인 사랑), 마니아 (집착에 가까운 사랑), 프라그마 (오랸 세월 지속되는 사랑), 필리우티아 (자기 자신애 대한 사랑), 아가페 (사랑의 가장 높은 경지) 등 우리는 끊임없이 사랑을 개념화하고 사랑에 대해 탐구했습니다.



콘텐츠화 된 요즘 사랑 이야기

이런 사랑의 논의는 아직까지도 이어집니다. 다만 현대의 사랑 이야기의 차이점이 있다면 사랑이 인류 역사 중 어느 때보다 더 콘텐츠화 되고 있다는 것이죠. 과거 셰익스피어의 로맨스가 여러 세대 화자되어 이어져 오는 것과 같이 우리는 아직까지 사랑 이야기에 열광합니다. 사회는 바뀌어도, 세대가 바뀌어도 사랑 이야기는 언제나 베스트셀러죠 (위잉).


물론 사랑을 다루는 방식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다뤘던 <2023 뉴미디어 트랜드 리포트>에 나와있듯이 기존 방송 산업의 드라마에서 여성 등장인물을 그려내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또한 사랑의 모습이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점차 현실적인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저희는 여기에 한 차원을 더해 요즘 세대의 미디어 중 하나인 웹툰과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담아내는 사랑을 알아보았죠!

콘텐츠화 된 우리 시대의 사랑 세계관 (출처: 호박잰구리)



(1) 드라마, 자기주도적인 여성과 무해한 남성의 콜라보

먼저 드라마부터 살펴볼까요? 여러 매체에서 이야기하기를 요즘 드라마에서는 다음과 같은 트랜드가 두드러집니다. 여성 등장인물의 (1) 사회적, 경제적 배경 향상, (2) 자기주도적, 능동적인 삶의 태도, (3) 연애에서의 강한 주도권이죠. 또한 남자 주인공도 남성성이 두드러지는 마초남이 아닌 무해남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드라마와 지금의 드라마를 생각해보면 그 차이에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전통 방송 산업이 주로 이끌고 있는 ‘드라마’는 변화하는 사회상을 담아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관련 콘텐츠: (1편)미디어로 로맨스 읽기?!


하지만 여기서 궁금증이 생기죠. 요즘 뜨고 있는 ‘웹툰’과 '러브 버라이어티'에서도 과연 같은 트랜드가 나타나고 있을까요?



(2) 로맨스 판타지 웹툰, 능력있는 신데렐라거나 남자들을 거느리는 여왕님

러브 버라이어티는 ‘솔직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웹툰은 어떨가요? 물론 웹툰의 드라마화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드라마와 웹툰의 스토리 상 차이를 논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웹툰 플랫폼 내 인기 웹툰 중 “로맨스 판타지” (로판) 장르가 많은 편입니다. 드라마화 되는 캠퍼스물 혹은 일상물과 달리 웹툰 플랫폼 내에서는 ‘로판’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죠. 로판은 크게 두 가지 스토리라인이 있습니다. 바로 능력 있는 신데렐라 이야기와 여성 캐릭터가 남성 캐릭터를 거느리는 '역하렘물'이죠. 드라마가 욕구의 방향성을 담아내고, 러브 버라이어티가 사랑에 대한 현재 우리의 욕구를 가장 솔직하게 전시한다면 웹툰은 숨은 욕구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관련 콘텐츠: (2편)로맨스 판타지 웹툰에서 바라본 사랑 이야기



(3) 러브 버라이어티, 짝짓기 과정에서 드러나는 외모와 재력에 대한 욕구

 한 해 쏟아지는 러브 버라이어티만 이제 수십 개입니다. 각기 다른 컨셉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끄는 러브 버라이어티의 바다를 관통하는 하나의 공식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짝을 이루는 과정에서 드러난 솔직한 욕구를 관찰하고 분석해 몰입하게 만들어라. 러브 버라이어티에선 여전히 여성의 외모와 남성의 재력에 대한 욕구가 투명하게 드러나고 그 욕구의 합이 맞는 사람들은 짝을 이루게 됩니다. 입 밖으로 편하게 꺼내기는 어렵지만 우리 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욕구를 솔직하게 전시하는 것이 러브 버라이어티의 특징이자 매력이죠.

관련 콘텐츠: (3편)과몰입 유발하는 러브 버라이어티 속 사랑이야기



드라마 vs. 웹툰 vs. 러브 버라이어티

요즘 사람들이 적어도 하나씩은 보는 ‘사랑 이야기’를 이렇게 살펴보았는데 생각보다 꽤 다르지 않나요? 드라마가 보여주는 사랑, 웹툰이 그려내는 사랑, 러브 버라이어티가 드러내는 사랑은 전부 다릅니다. 아래 한 번 재미있게 그림으로 그 차이를 표현해봤습니다.


그림의 주제는 이렇습니다. 

각 사랑 이야기에서 충족되는 욕구…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어 없어?

사랑 이야기가 커다란 욕구의 빙하와 같다면 각 콘텐츠는 다른 부분을 담아내죠! (출처: 호박잰구리) 


드라마는 사회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올바른’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시대상에 맞지 않은 여성성 혹은 남성성이 드러날 때 사회적 질타를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더킹: 영원의 군주"도 '성 고정관념 조장,' '시대착오적이다' 등등 여러 비판과 함께 낮은 시청률로 드라마가 종영되었습니다. 사회상을 잘 반영하지 못한 드라마는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죠. 반대로 [옷소매 붉은 끝동] 처럼 기존 정조의 사랑 이야기를 요즘 시대상과 맞게 변경한 부분에 많은 사람들이 호응했죠. 네, 요즘 흥행하는 드라마 속 사랑 이야기는 뭍 위에 있습니다.


러브 버라이어티는 사뭇 다릅니다. 사회적으로 ‘솔직한’ 사랑에 대한 모습을 보여주죠. 수려한 외모와 뛰어난 경제력에 대한 호감은 누구나 공감합니다. 친한 친구들한테 이야기할 수 있지만 공공연하게 “난 돈 많은 사람이 좋아!” “난 예쁜 사람이 좋아!” 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죠. 특히 ‘얼빠’ (의미: 얼굴만 보는 빠순/돌이)라는 비판을 받게 될 수도 있고요. 사회적으로 드러내기는 어렵지만 다들 공감하는 사랑의 트리거 (외모와 재력)를 다루는 러브 버라이어티 속 사랑 이야기는 수면 아래,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웹툰은 더 깊숙히 들어갑니다. ‘드러내기 어려운’ 사랑을 그려냅니다. 우리의 숨겨진 욕구를 스토리에 가감없이 드러내죠. 이성에 대한 집착, 소유욕과 더불어 소유되고 싶은 욕구도 로판 세계관에서는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또한 드라마와 비교해 볼 때 그런 스토리를 적는다고 하여 사회적 질타의 대상은 아닙니다. (물론! <상수리 나무 아래에서>와 같이 비판을 받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드라마와 비교 시 상대적인 기준치가 낮은 편이죠). 그러나 이런 욕구는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도 쉽게 공유하기는 어려운 욕구죠. 그렇게 웹툰은 저 아래 나에게 있는지도 모르는 욕구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로맨스 그리고 사랑 이야기

이런 현상이 참 흥미롭습니다. 출생률과 혼인률은 역대 최저치를 보이고 있으며 연애를 꺼려하는 MZ세대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등장합니다. 아이도 낳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으며 연애도 선호하지 않는 현 시대는 어찌보면 더 이상 ‘사랑’을 하지 않는 사회로 보이기도 합니다 (개굴). 그럼에도 사랑 이야기는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읽히고 있습니다. 과연 사랑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어떤 사람들이 매력적으로 보이는지, 어떤 욕구가 우리에게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모습은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의 한 문단을 상기시킵니다.

인간을 소유물로 하는 가부장제적 형태가 점차 쇠퇴하는 판국의 선진 산업 국가의 평균 시민은 재산을 축적, 유지, 증식하고 싶은 열정을 어떻게 삭히고 있는가. 그 해답은 결국 소유의 범위를 확대시키는 데 있다. 친구 애인 건강 여행 예술품을 비롯하여 신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자아에 이르기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p.107).


인간은 사랑을 할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진화심리학적으로 사랑은 인간의 본능 중 하나죠. 사랑의 총량이 정해져 있고, 그것이 제도 상 결혼과 출생이나 명료한 연애 관계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소유욕이 그 범위를 확대한 것처럼 사랑에 대한 욕구도 콘텐츠로 그 범위를 확대한 것 아닐까요? 과거 사랑이 배우자와 가족에 한정 되었다면 그것이 충족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의 사랑은 반려동물, 아이돌, 가상 인물, 타 커플 등으로 확장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과거 사랑의 이야기보다 더 많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타나고 또 사랑받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저희가 궁금했던 건요,

(개굴) 우리 시대의 사랑이 정말 줄어들고 있을까요? 혹은 단지 명확한 관계들이 사라지고 있을 뿐 이면의 사랑은 그대로인 것은 아닐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위잉) 시대를 막론하고 사랑 이야기는 언제나 과잉공급 됩니다. 우리를 사랑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건 무엇일까요? 현실에서 짝을 찾는 것을 넘어 이를 드라마, 웹툰, 러브 버라이어티로 살펴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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