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에서 새로운 법정동 이름을 ‘에코델타동’으로 정하려고 한다. 제 나라 말이 없다면 모를까, 일제 강점기도 아닌 21세기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한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법정동 이름을 짓는 것이 말이 되는가? 우리 75개 국어문화단체는 이같은 매국적이고 문화사대주의적인 시도에 단연코 반대한다. 적절한 우리말로 동 이름을 지어야 한다.
부산은 다른 지역에 비해 외국어로 이름 지은 지구나 시설이 월등히 많다. 특히 우리말로 쓰고 있던 ‘달맞이길’을 ‘문탠로드’로, ‘광안대교’를 ‘다이아몬드브릿지’로 별칭을 붙이기도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 이름을 지을 때 ‘그린레일웨이’, ‘마린시티’, ‘센텀시티’, ‘에코델타시티’, ‘오션시티’ 등 외국어를 사용한 일이 많았다. 최근에는 ‘휴먼브릿지’, ‘금빛노을브릿지’, ‘사상리버브릿지’, ‘감동나루길 리버워크’ 등 새로 만드는 시설 이름에도 외국어 이름을 붙이고 있다. 공공시설과 지역 이름에 외국어를 마구 사용하는 유일한 도시라고 할 만하다.
부산 강서구청은 주민 공모를 방패로 삼아 법정동 이름을 영어로 지으려 하고 있으나, 애초에 명칭을 정하기 위한 용역 조사에서부터 외국어 이름 위주로 주민 의견을 조사하였다. 외국어 남용을 부추기는 꼴이니,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단체로서 할 짓이 아니다.
국어기본법 제3조에서는 한국어가 대한민국의 공용어임을 밝히고 있다. 공적 공간과 문서 등에서는 공용어인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이다. 법정동은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국민 생활의 기본 단위인데 이 이름을 외국어로 짓는 것은 국어기본법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이며, 헌법 정신에도 어긋난다.
국제영화제를 매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부산은 국제도시, 문화도시로서 세계적인 위상을 뽐내고 있다. 이러한 부산에서 민족 제일의 문화유산인 우리말을 등한시하고 지역 곳곳을 외국어로 이름 짓는 것은 한국 문화를 끌고 가는 도시로서의 품격을 떨어트리는 짓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적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한국영화의 성장이 있고 한국영화는 한국 문화를 발판 삼아 성장하였다.
한국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부산에서 외국어를 앞세우는 것보다 우리 문화의 뿌리인 우리말로 이름을 짓는 것이 훨씬 더 국제도시로서의 부산의 품격을 높여줄 것이다. ‘에코델타동’이라는 법정동 이름 짓기를 당장 중단하라.
[참여단체] 전국국어단체 75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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