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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오따따 Dec 18. 2020

행운에 대하여


 진정한 행운은 별일 없는 , 그러니까 평화롭고   없이 살면서 마주하는 소소한 행운과 몸집을 부풀린 액운을 번갈아 가며 혹은 행운과 행운과 액운 혹은 액운과 행운과 액운 혹은 액운과 액운과  액운을 경험하며 행복과 불행을 느끼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이십사 년이라는 세월 동안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낙태를 당하지 않고 엄마의 배에서 나와, 귀여웠던 유년 시절에는 납치를 당하지 않고, 학업에 치이던 학창 시절엔 성적이나 왕따를 비관한 자살을 하지 않았으며, 대학에 들어서 서른   넘게  비행기 사고도 피하고, 최근까지 와인을 거의 매일 마시는 일상 속에서도 암에 걸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렇게   없는 이십사 년에 이르기까지의 확률은 매주 토요일에 발표하는 로또 1 당첨보다  희귀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그랬었지만 이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인생은 액운과 액운  액운 같은 실망스러운 상황이 아니라 이십사 년을 기점으로 얼마 전까지 누려온 아주 희귀한 행운과 비운을 넘어선 명백한 재액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생각했다. 비운과 재액까지는 아니라고.

 코로나라는 바이러스의 창궐로 계획했던 모든 것이 헝클어졌지만, 살을 78kg까지 찌우며 아직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코로나 덕분에 글도  열심히 썼고 쓰고 있다. 생각하지 못했던 당신들과 관계를 맺고 알아간다는  행운이다. 요새의 삶과 미래를 지루하고 불안해하며 비운과  재액이라고 표현한  순전히 내가 못난 탓이었다. 그까짓    벌고 원하지도 않던 온갖 것을  가지면 어떤가.   먹고  살아있는데 말야. 올해는  다가올 미래에도 건강히 무언가를 즐기며,  무언가에 매진하며 소소한 행복과 몸집을 부풀린 액운의 반복으로 보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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