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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J Oct 04. 2023

내가 '앱 추천'을 할 줄이야

30분 뛸 수 있게 만들어준 고마운 앱

살금살금 걷고, 주말에 아이들과 둘레길 걷기 챌린지를 시작하는 걸로도 큰 진전이었다.

그런데, 왜인지,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난 달리기 정보를 찾고 있었다.

이전 같으면 달리기 장비만 검색했을텐데, 이번에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좋은 폼으로 달릴 수 있는지, 몸 상태가 영 아닌 '40세에 근접한 남자'가 과연 뛸 수 있는지 등의 정보를 검색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런데이'를 알게 됐다. 

직업병이라 와이프는 말한다. 평소에 모든 걸 의심하고, 누가 조언을 해줘도 좀처럼 믿지 않는다.

맛집 추천, 장비 추천 등 누군가의 '추천'에는 몸서리를 친다.

그런 내가 밥 벌어먹고 사는 글쓰기로 앱 추천을 하고 있다. 참고로 앱 관계자와 밥 한 끼 먹은 적 없다. 그리고 이 앱은 무료다. 

워낙 유명한 앱이라 설명하는 게 데이터 낭비일지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이전까지 뛰어본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던 나같은 사람에겐 신선한 앱이었다.


앱을 깔고 초급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30분 달리기 도전'이라는 항목이 있다. 부제로 '처음 시작하는 플랜'이라고 적혀 있다. 그렇다. 나처럼 처음으로 뛰어보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에게 적합한 코너다.

1회차는 5분을 걸으며 몸을 풀고, '1분 뛰고, 2분 걷기'를 네 번 반복한 뒤, 마지막으로 1분을 뛰고 마무리로 5분을 걷는 게 전부다. 누구든 시작할 수 있게 미끼를 세게 던졌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 미끼를 덥썩 물었다. 


2023년 8월 29일 퇴근을 하고 아파트 헬스장에서 1주 1회차를 시작했다.

그리고 추석 연휴 중인 10월 3일 처갓집 인근 하천변에서 마지막인 8주 3회차를 끝냈다. 한 달여 만에 나는 '과연 뛸 수 있을까?'란 의구심이 가득한 사람에서 30분을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사람으로 변했다.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매일 10km 뛰는 사람이나 풀코스, 하프코스 마라톤을 쉽사리 뛰는 사람이 되려면 아직도 한참이나 멀었다. 달리기를 하면 누구나 소크라테스가 된다고 하지 않던가. 나도 내 자신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첫 걸음 잘 떼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갖게 된다. 


뿌듯함을 갖게 된 데 큰 지분이 런데이에 있다.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고민 없이 짜여져 있는 스케쥴을 소화하면 되고, 각종 달리기 정보를 쉴새 없이 알려준다. 귀게 꽂고만 있어도 달리기의 기초 정보를 얻게 되는 구조다. 거기다 조금씩 늘려가는 스케쥴에 어느새 30분을 뛸 수 있게 만들어주지 않는가.

내가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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