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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라의 보험세계 Nov 05. 2024

납입면제와 어른이보험

3년전에 실비와 어른이보험 가입하신 고객이

스스로 청구를 하시고

현장조사자도 거치시고

알아서 다 하셨다.

미처 몰랐다. 


그리고 나는 오늘

"OOO고객 납입면제 해당되니 확인하라" 는 문자를 받고서야 놀라는 마음에 전산에 들어가보았다.


고객이 많아지면서

많은 문자와 카톡이 오니

그 속에서 반드시 꼭 내가 확인해야하는 분은

이렇게 뜻밖의 단어로 가려낼 수 밖에 없다.


전산에서는

어떤 진단명인지 안보인다.


고객에게 오랫만에 전화를 했다.

난 아주 살짝의 전화머뭇거림증후군이 있어서

톡을 먼저 하고 시간을 정하거나 승낙을 받고

전화를 해야 편하다. 


"제자리암이에요"


흐규규...ㅠㅠ

죽을 정도의 질병은 아니지만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덤덤한 고객의 목소리를 들으면

나는 오히려 심장이 막 지멋대로 뛴다.


중증질환자의 혜택인

산정특례 대상이 되기에는

느닷없이 젊은 나이이기에 더더욱..

많이 젊은 나이이셔서 더더더욱....

ㅠㅠ


내시경같은 관으로 

간단하게 제거한 거라

유사암진단비와 수술비 1종으로 지급되었다.


그리고

2021년도 당시에 어른이보험에 가능했던

아주 유리한 조건, 

유사암으로 인한 

전액 납입면제를 받게 되었다.


갱신형으로 된

가족일상생활배상책임을 빼고 

나머지 암/뇌/심장/수술 등

모~~든 담보들은

보험회사가 대신 내주게 된다.


7만원에서

월 보험료가 800원이 되었다.

800원은 배상책임 특약의 가격.


앞으로 보험 청구할 때 

궁금한게 있거나 귀찮거나 피곤하면 

나 활용하시라고,

그리고 멀리서지만 

앞으로 건강하시기를 기도한다고,

기원한다고,

거듭 얘기하고 

전화를 끊었다.


처음에는 담담하고 나즈막한 톤의 목소리에서

조금 밝은 어조로 편해지는 고객의

마무리 말을 듣고 

조금 안심했다.


나를 써요 고객님..

나한테 가입할 것도 아니면서 나를 마치 

뚝딱 나오는 설계기계처럼 여기는 듯이

필요한 것만 주문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미 나에게 보험 전부를 맡겨 가입하시고

왜 나를 안써요.


나는 고객님같은 사람들을 위해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30분, 1시간 단위로 쪼개고 쪼개서

상담하고 일하는 사람이에요.

약관보고, 현장조사 알려주고,

보험금 확인해주고, 힘든 이야기 들어주고

그런거요. 


내가 요양병원 들어가기 전까지는

이거 할 거 같으니까

나를 써요 고객님. 


이렇게 마음에 쑥 담기는 고객이

하나둘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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