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만나고 살아가는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남편의 이름과 실물을 정확하게 알게 된건
대힉교 3학년 1학기인 듯하다.
공대건물로 올라가는 길에
안보이던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건축공학과 양OO OO건축대전 OO 수상
'우리과 선배가 상을 받았다고? 누구지? 여자선배인가보다...'
그렇다.
남편의 이름을 처음 봤을때 여자인 줄 알았다.
여자선배가 실력이 우수하여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것으로 생각한거다.
[여담]
난 공대 특히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여자다.
공대, 건축공학과라고 하면 늘
"여자는 거의 없겠네? 선배들한테 이쁨받겠다" 였다.
그러나, 여학생들 무지 많다.
요즘엔 더 많겠지만...
그래서 남편의 이름만 보고 난 여자라고 생각한 건지도 모른다.
내가 다니던 시절에는 건축공학과에서 시공, 설비, 설계등 모든 과목을 공부했지만
지금은 설계는 5년제가 되고, 각 과별로 구분되어져 전공을 한다고 한다.
그때 그시절엔 설계실에서 거의 살다시피 살았다.
특히 설계작품을 제출해야 할 시기가 찾아오면
아침마다 우리과 화장실은 새워실이 되기도 했다.
그런 시절에 한 설계실에서 어떤 선배를 매일 만나게 되었다.
그때까지도 그 선배와 플래카드의 이름이 동일인인줄 몰랐던 나...
설계실에서 자신의 과제를 묵묵히 열심히 하는 선배의 모습이 넘 멋있어 보였다.
그 선배가 바로 지금의 남편 ^^
그리고 나서 플래카드의 이름과 동일임을 알게되었고
그때부터 나의 숨어서 바라보기는 시작되었다.
과제제출이 끝나고
선배설계실 복도를 늘 어슬렁거리고
선배보러가면서 같은 파티션의 다른 선배 찾아가 슬쩍 보고 오고
지금생각하니 너무 유치한 짝사랑이지만
그땐 숨어서 바로보는 시간도 너무 설레였던 기억이 ㅋㅋ
늘 숨어서 바라보고 도망가던 내가
드디어 용기를 내게 된 사건이 발생했다.
(다음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