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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개 Jun 19. 2023

지나치게 남은 에너지에 적응하는 방법

생각을 덜자니 시간도 에너지도 지나치게 남아버린다. 잔여물이 된 에너지는 눈뜬 새벽이 된다. 무의미하게 혹은 유의미하게 시간을 소비한다. 어쨌든 소비 한다는 것이다. 나는 걱정으로 에너지를 그렇게 많이 쓰고 있는지 몰랐지.


어제는 오전 5시에 잤다가 오늘은 오전 6시에 일어난다. 망가진 루틴에 말려서 해야 될 건 또 못하고 안 하고.


그래서 네 목표는 뭔데? 센스형은 일단 돈이나 벌어보고 생각해보자고 했다. I’m down with you. 사실 나는 힙합퍼들 처럼 멋쟁이가 아니라서 달빛요정 스포츠신문 같이 산다. 자꾸만 절룩거려도 어쩌겠어 스끼다시 내 인생이다. 요정님은 가고 없지만 축배나 들자고. 그래 놓고 자주 찾는 건 카더가든에 세븐틴이라니. 이 무슨 잡탕 꼴인지. 그럼 뭐 어때, 쓰잘데없이 걱정을 주워 담는 것보다야 낫지. 그래, 잡탕이 낫다.


그저께는 기어코 신발을 사겠다고 자전거 두 시간 타고 내 살도 타버렸다. 서핑을 배워보고 싶었는데 서핑 대신 비탈길을 내달리며 아찔하게 아쉬움을 달랜다. 여기서 구르면 한방에 못가. 여기서 구르면 병원비. 여기서 구르면 월급 차감. 바캉스 코스프레냐며 놀림받고. 맞아, 정말이지 아찔한 바캉스였어. 목숨 담보 당근이라니. 내가 미쳤지.


이러나저러나 즐겁게 산다. 지금은 그걸로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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