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명상을 배웠다. 시냇물에 떠내려가는 나뭇잎 위에 떠오르는 생각을 올려놓고 흘려보내라고 했다. 눈을 감고 시냇가 풍경을 그린다.
집 근처 산책로에 물이 얕고 터널이 있어서 중학교 때 물놀이 하러 자주 갔었던 곳이다. 나는 시냇가에 바위를 걸터앉아 있다. 시냇물에 발을 담그고 있었는데 신발이 떠내려갔다. 엇 하고 떠내려가는 신발을 바라본다. 생각보다 유속이 빨랐다. 다른 한쪽도 떠내려 보냈다. 아, 이다음에 약속 있는데 신발 어쩌지. 잠시 현실로 돌아온다. 나는 여전히 신발을 신고 있다.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나뭇잎에 올리랬는데 엄청 큰 돌덩이가 쿵 하고 나뭇잎을 짓이겼다. 엇 나는 놀라서 그것을 올려다봤다. 물에 반도 채 잠기지 않은 채로 굴러가는 것을 본다.
아, 나뭇잎에 올리랬는데. 다시 올리려는데 이번엔 저편에서 홍수가 밀려온다. 유리막이 있는 것처럼 내 앞으로 홍수가 지나간다. 흙탕색이라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이내 지나가고 다시 물은 얕고 잔잔해진다. 나뭇잎...
저편에서 첨벙첨벙거리며 뛰어가는 몸뚱이가 보인다. 나는 하이파이브를 해준다. 다음은 자전거 탄 사람, 고릴라, 어제 유튜브에서 봤던 트월킹 잘 추는 남자, 박수 촥촥 치는 아이돌, 안장이 올라간 코끼리.... 이거 맞아?
아, 명상인데... 입꼬리가 올라가서 내려올 생각이 없다. 큭큭거린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흫...마스크 써서 진짜 다행이다. 인생 재밌게 돌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