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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라코알라 Mar 05. 2022

시간의 질을 높이는 방법 2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기


'시간 일기'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서 제가 가장 많이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학령이 높아지고 수행해야 하는 학업의 양이 늘어날수록 공부를 포기하는 사람, 소위 '공포자'가 속출합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가 만났던 학생들의 대부분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과 해야 된다는 것은 아는데 자꾸 미루게 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습니다.


시간의 양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학원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공부하는, 이른바 '혼공족'은 우선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최대의 시간을 확보하고, 자신만의 속도로 꾸준히 공부하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이들이 처음부터 학원을 배제했을까요? 그건 아닙니다. 학원을 다녀봤지만 자신과 맞지 않거나 비효율적으로 느껴졌던 것이죠. 특히 이들은 시간의 부족으로 인해 배운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없는 것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혼자 공부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튼 것입니다.


사교육 대신 이들은 최대한 수업에 집중하고, 내가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채워보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꾼 것니다. 다시 말해 시간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택한 것이죠. 물론 하루아침에 뚝딱 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랜 시간 자신의 학습 스타일을 고민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실패와 좌절을 해 본 끝에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은 것이죠. 그래서 자기주도학습은 시스템이라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자신에게 맞을 것 같은 혹은 다른 사람이 효과를 봤다는 공부 방법을 우선 선택하여 실행에 옮깁니다. 이후 결과를 모니터링해서 부족한 점을 찾고, 목표를 조정하거나 공부 방법을 바꿔 적용하면서 자신에게 꼭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 여기에 끈기나 성실함이 부족하면 삐걱거리며 효율이 떨어지는 시스템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기주도학습은 단기간에 효과가 나기 어렵다는 것을 부모가 알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알아봐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시간 일기'를 쓰는 것의 효과는 시간에 대한 메타인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내가 하루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다시 말해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거나 상대적으로 가치가 덜한 일에 시간을 너무 많이 쓰고 있지 않은지를 스스로 체크하기에 좋은 도구라고 했습니다. 이 '시간 일기'를 딱 일주일만 적어보면 개인별로 일주일의 자유 시간을 확실하게 파악하게 됩니다. 학생들은 대부분 일주일 패턴으로 반복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교육에 쏟는 시간과 혼자 공부하는 시간 사이에 적정한 정도를 체크할 수 있고, 자유 시간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공부를 한다면 어떤 과목을 얼마큼의 분량으로 어떤 시간에 하면 좋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죠. 특히 정기 고사를 준비기 위해 4주 공부 계획을 세우는 중고등학생들, 제출이 서로 다른 수행평가는 많은데 직전에 허겁지겁하느라 자주 밤을 새우는 자녀가 있다면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니 참고하셔서 함께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렇게만 해도 남들과는 다르게 비교적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고 있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스마트폰을 거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공부를 할 때 가장 강력한 유혹거리 중 하나가 스마트폰이라고 말하는 학생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도 현실이고요. 그래서 저희 아이들과 함께 했던 스마트폰을 보다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몇 가지 방법을 좀 소개해 볼까 합니다.


1. 열품타 (열정 품은 타이머)

To-do List도 함께 있지만 저의 경우 주로 해야 할 일을 정해서 그 일을 하는 동안 스마트폰을 차단하는 효과를 누리고자 이 앱을 자주 사용하는 편입니다. 저는 '책 쓰기(지금은 잠시 접고 브런치에 홀릭한 상태지만)', '책 쓰기와 관련한 독서 및 정리', '운동', 이렇게 3가지를 해야 할 일의 목록으로 설정했지만, 학생들이라면 '수학 100문제 풀기', '영어 문법 유닛 1~3', '독서 30분', '모의고사 국어 1회분'과 같이 정해볼 수도 있겠지요?


앱을 사용하는 동안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의지가 살짝 약한 친구들은 앱을 중단했다가 메시지를 확인하고 다시 앱으로 들어가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겠지만 앱을 중단하고 재입장할 때마다 집중한 시간과 휴식시간이 메시지로 뜨니 경각심이 생기더라고요.


이 앱의 또 다른 장점은 여러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 집 아이들과 함께 이번 겨울방학 동안 같이 해보았는데 저는 시간을 카운팅 하는 걸 자꾸 잊어버려서 그만 꼴찌를 했지 뭐예요. 자녀와 함께 할 때는 1등, 2등을 가려서 보상을 해주는 방식으로 동기를 유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 딸들은 엄마가 꼴찌 할 줄 알았는지 한 달간 누적된 시간이 제일 적은 사람이 빽다방에서 쏘는 것을 사전에 약속했답니다. 실제로는 뒤지지 않았겠지만(?) 카운팅을 잊어버린 것은 저의 과실이니 딸들에게 기분 좋게 빽다방 초바를 쐈다지요.


두 딸과 함께 한 열품타 기록


2. 하이퍼랩스 또는 타임랩스

공부 인증용 동영상으로 한때 인기를 끌어서 학생들은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혼자 공부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으면 빠르게 돌려감기 하듯 압축한 영상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성취감을 느끼기 어려운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교 학생들이 시험기간에 사용하면 효과적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에서 '더보기'를 선택하면 '하이퍼랩스'(아이폰은 '타임랩스')라는 메뉴가 있는데 이것을 실행하면 됩니다.


저희 집 아이들은 하이퍼랩스로 자기가 공부한 것을 찍고 저녁에 퇴근한 아빠한테 경쟁하듯 보여주더라고요. 저도 보면서 감탄과 칭찬의 포인트가 생겨서 유익했습니다. 영상이 찍히고 있기 때문에 중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러니 한 번에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공부 또는 많은 양의 숙제를 해야 할 때 비교적 잘 어울리는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에 따라 중간에 과목을 바꾸거나 교차로 공부하는 방법이 맞을 수도 있으니 다양하게 활용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하튼 긴 시간 집중이 어려운 자녀, 성취동기를 자극하고 싶은 부모님들께 추천합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영상을 보면서 엄청 뿌듯해합니다.


큰아이가 만들었던 하이퍼랩스 영상


3. 뽀모도로 타이머

자녀가 미취학 아동이거나 초등 저학년일 경우 집중시간은 상당히 짧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10살 때 집중력이 8분 정도였답니다. 지금은 엉덩이 힘이 많이 길러졌지만 큰아이에 비해 작은 아이는 주의력이 쉽게 흩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특히 주변 환경을 세심하게 신경 써 주어야 했습니다. 그때 이 앱을 알았더라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집중과 휴식을 반복하기 때문에 공부 피로도를 낮출 수 있어 어린 자녀에게는 그만입니다.


집중 시간과 휴식 시간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고, 무엇보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화면의 동그라미 타이머가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어린 자녀의 독서, 또는 저학년 수학 연산 등에 활용하시면 유용할 거라 생각합니다. 마음에 드는 컬러로 변경도 가능하니 지루함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컬러를 선택해 보게 하는 것도 팁이 되겠죠. 단, 시간을 설정할 때는 자녀와 함께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후 서로가 만족할 만한 적정 시간을 정해보세요. 자녀가 즐겁게 하길 바란다면 최종 선택은 자녀에게 넘겨야 합니다. 그리고 그 빈도를 차차 늘려가다 보면 '자기주도'가 실현되는 것이지요. 자율감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20분마다 '시간 일기'를 적을 때도 활용해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핸드폰 알람보다 유용한 뽀모도로 타이머




그 외에도 효과적인 기능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은 앞으로도 많이 생길 것이고, 이미 알고 있는 것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하는 것이 힘'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자녀분과 함께 공부를 재미있게,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하나 골라 당장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덧) 사용해 보신 앱 중에 시간의 질을 높이는 데 유용했다고 판단되는 것이 있다면 댓글로 추천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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