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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kim Feb 10. 2024

2022 pisa 결과와 에스토니아 교육 들여다보기

에스토니아 교육에서 참고할 것은 무엇인가

23년 12월자로 2022 pisa의 결과를 분석한 자료를 교육부에서 발표하였다. 대한민국은 종합 5-6위권으로 이전 pisa결과의 순위와 비슷하다. 이번 pisa 결과에서 우리와 가장 종합적으로 비슷한 나라가 북유럽의 소국인 에스토니아인데 에스토니아는 이전 결과보단 다소 떨어진 순위이기는 하다. (이건 우리도 비슷하지만)

흥미로운건 인구 140만이 안되는 소국인 에스토니아의 교육의 철학과 시스템이 어떤 것이길래? pisa 순위를 늘 높게 유지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싱가포르 일본 마카오 대만 대한민국 홍콩 등 동아시아 나라들은 인적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해 '경쟁'과 '결과중심'이라는 요소가 강하게 이용한다. 싱가포르의 경우 초등학교 졸업때 중입을 위한 시험을 보는데 이게 거의 우리나라의 수능에 맞먹는 시험같다. 인생의 진로가 이미 13살때 거진 정해지는듯한 느낌의 시험이다. 사람을 평가를 통해 걸러내고 걸러내는 과정을 통해 학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의 효과는 이미 '결과중심'적 관점에서는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 다만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그것이 옳은 방향은 아니다. 싱가포르식 교육 시스템은 결과는 끌어내지만 그 과정과 아이들마다의 인간 내면을 들여다보면 분명히 부정적인 면도 클 것이다.


때문에 에스토니아도 경쟁과 결과를 중심으로해서 학력을 끌어냈는가가 궁금했는데, 에스토니아의 교육을 들여다보니 '소통'과 '협력' 그리고 '과정'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철학으로 교육 시스템이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 교육 학제도 우리와 많이 다른데 한 인간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다. 그리고 교사와 학부모가 그것을 끌어주고 확인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추어진 듯 하다.


또 하나의 특징은 모든 교육의 '디지털화' 인데 현재 우리나라가 이런 방식을 따라가려고 애를 쓰는 건 아닌가 싶다. 에스토니아는 2000년대 초부터 이미 나라 전체의 모든 시스템을 디지털화하려고 노력했고 당연히 학교 교육에도 그것들을 활용했다. 지금의 우리나라의 '에듀테크'를 이미 15년전에 시작했던 나라다. 그러니 그들의 발자취를 참고하는 것은 지금 시점에 꽤 필요해 보인다.


내가 들여다보고 싶은건 그들이 활용하는 기술과 방법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여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배우고 있는지다. 에듀테크건 디지털 교육이건 기술과 방법은 핵심이 아니다. 그것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개별화 학습을 실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생기는 인간적 결손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채우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디지털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도구로서 잘 이용해서 인간끼리 더 나은 소통과 협력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디지털'을 도구로서 활용해야지 그것을 사용하는 '기술'이 교육의 목적이 되면 곤란하다. 예를 들어, 모든 학생에게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것이 교육적 목표가 되는 것에는 동의하기가 어렵다. 에스토니아는 인구가 적은 소국인데다 모든 성인이 일정 수준 이상의 프로그래밍 기술을 익히는 것이 국가적 목표라고 할수는 있을지 모르나. 우리나라에서 그것이 목표가 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되는 것이다. 다만, 그것에 흥미가 있는 학생이나 진로를 그쪽으로 갖고자 하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좋은 방향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학생이 뛰어난 프로그래머가 될 필요는 없다. 그것을 위해 너무 많은 재정과 인력 그리고 교육 시스템이 소모되는 것은 분명하게 경계해야 한다. 어디까지나 디지털은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배우는데 더 나은 환경과 방법을 제공하기 위한 도구로서 활용되어야만 한다.


에스토니아 교육에서 학력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것은 일종의 '우열반' 시스템이 구조화되어있다는 것인데, 학습 부진학생을 모아 그들을 위한 그들의 수준에 맞는 학습을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수준이 뛰어난 아이들도 모아서 그들을 위한 학습을 제공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던 '우열반'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것이 아이들의 학습 수준에 맞는 맞춤식 학습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에서 장점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또 에스토니아식 우열반의 한 가지 특징은 이들의 교육적 중심에 우등 학생보다 부진 학생이 우선 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식 우열반은 우등학생들의 학력 극대화가 시스템적 목표였기에 에스토니아식 우열반과는 철학과 목표면에서 많이 다르다.) 부진학생들을 위한 환경 제공, 교육 제공을 통해 전체적인 학력을 관리할 수 있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는듯 하다.


그리고 또 흥미로운 것은 학교장이 학교의 철학에 맞게 학교마다 교사를 임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가가 아니라 학교장이 교사 임명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교만의 교육철학을 세워서 유지하고 그에 맞는 교사로 학교를 구성하여 학교만의 교육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건 꽤 많은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여러 장치들만 있다면 상당히 이상적인 학교 구성의 방안이 되리라 생각한다. 나의 생각도 그렇고 최근 미래 학교의 방향이 '자율'학교와 '개별'학교 등으로 학교마다의 특성을 강화하고 개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듯 하기 때문이다. 학교는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그 학교마다의 철학과 특성을 가져야 한다. 


 

참고: 유럽 교육의 신흥 강국 ‘에스토니아’의 교육을 만나다

https://webzine-serii.re.kr/%EC%9C%A0%EB%9F%BD-%EA%B5%90%EC%9C%A1%EC%9D%98-%EC%8B%A0%ED%9D%A5-%EA%B0%95%EA%B5%AD-%EC%97%90%EC%8A%A4%ED%86%A0%EB%8B%88%EC%95%84%EC%9D%98-%EA%B5%90%EC%9C%A1%EC%9D%84-%EB%A7%8C/

https://www.aiset.co.kr/16#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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