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하 Sep 04. 2021

'청소연구소'의 JTBD 분석해 보기


고객은 왜 프로덕트를 사용할까요? 프로덕트가 매력적이라서? 이 프로덕트를 사용하면 내가 행복해지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해서?


고객이 어떤 마음으로 프로덕트를 사용하는지 알지 못하면 매력 있는 프로덕트를 만들 수도 없고, 설령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인 이용을 가능하게 하기란 또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프로덕트를 만들 때 어떻게 생각하고 접근해야 할까요?





JTBD (Jobs To Be Done)



JTBD란 Jobs To Be Done의 약자로 '이 제품이 고객의 어떤 과업을 해결해 주는가?'의 논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이론입니다. 고객이 연필깎이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 고객이 단순히 연필깎이가 매력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실제로 고객은 연필깎이가 예쁘게 생겨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연필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연필깎이를 구매합니다. 이처럼 '연필을 깎는 것'자체보단 '공부를 하는 것'을 고객의 과업(Job)으로 올바르게 파악해야만 제대로 된 연필깎이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연필을 깎는 것을 과업으로 생각한다면 연필이 잘 깎이는 것에만 집중하게 되고, 너무 크고 시끄러운 연필깎이를 만들어서 공부에 방해가 되는 제품을 만든 나머지 아무도 구매하지 않을 제품을 만드는 오류가 생길 수 있겠죠.


고객이 정말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공부를 하는 것'이지, '연필을 잘 깎는 것'이 아닙니다.



JTBD Story




JTBD Story는 이렇게 찾을 수 있습니다. Situation(상황), Motivation(동기), Expected Outcome(기대효과)로 이루어진 문장으로 정리해볼 수 있는 거죠. 


"공부를 할 때, 잘 나오는 연필을 사용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빨리 연필을 깎아 어서 다시 공부를 이어서 할 수 있을 것이다"





JTBD를 찾아보자





오늘은 고객으로 청소연구소를 이용할 때에 저의 JTBD를 정의해볼게요.



청소를 바꿉니다. 생활을 바꿉니다.대한민국 1등 홈 클리닝 앱, 청소연구소





청소연구소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청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홈클리닝 서비스입니다. 간편하게 시간과 장소, 추가 서비스 등을 입력하면 신원확인이 완료된 홈클리닝 전문 인력과 매칭해줍니다.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어 내 집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습니다. 홈클리닝 매니저에게 기본적인 사항을 미리 전달할 수도 있고,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청소연구소 측에 직접 문의할 수도 있습니다.



청소연구소 이용 화면 캡처



한참 서비스 기획을 시작하고 일에 대한 열정이 넘쳐 기회가 닿는 프로젝트란 프로젝트는 모두 참여할 때가 있었어요. 일을 배우는 것도 너무 재밌고 흥미로운 프로젝트도 많아 내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하루 종일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활동을 했는데도 집에 들어오면 기분이 축 다운됐어요. 바깥의 활동에 집중하다 보니 집안 꼴이 말이 아니었거든요. 집중하고 싶은 것이 생겼고 나를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데 막상 집에 돌아오면 이게 사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하루에 12시간을 일을 해도 마치 내가 게으름을 부리고 있는 기분이고, 더러운 집에서 대충 씻고 누워도 편하게 쉬는 기분이 들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이미 벌려놓은 프로젝트는 많고 집 청소까지 신경 쓸 여유도 없었어요. 청소를 누군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찾아보니 하루만 청소를 대신해 줄 사람을 구하는 건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다가 청소연구소를 알게 됐어요. 몸이 피곤하니 깊게 생각하지 않고 서비스 예약을 시도했는데 5분이면 끝이더라고요. 침대에 누워서 예약하고 잠들었어요. 서비스 날짜에 퇴근하고 집에 오니 집이 호텔이 되어있더라고요. 내 집이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반짝반짝해서 감동했어요. 깨끗한 집에서 기분 좋게 쉬고 나니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한 층 더 열정을 불태워서 프로젝트를 소화했죠.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니 마음이 너무 가볍고 성과도 더 잘 나왔어요. 이후에는 우선순위가 높은 일이 생기면 맘 편하게 청소연구소를 예약해놓고 일을 하러 갑니다. 지금도 내 커리어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제가 당시 해결해야 했던 과업은 단순히 '집안일을 한다'가 아니었어요. 집안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지만, 혼자 살고 있을 때였으니 집이 좀 개판이어도 눈치 주는 사람도 없었고요. 하지만 더러운 집으로 돌아오는 건 상상이상으로 마음을 우울하게 하고,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곳에 집중하기도 힘들게 합니다. 제 과업은 '프로젝트(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었어요.






"청소할 시간에 취미생활하고, 청소할 시간에 자기관리하고.
당신의 청소 라이프 밸런스. 청소연구소가 찾아드릴게요."



https://www.youtube.com/watch?v=JJzZ3I4QvMk&t=1s




청소연구소는 19년도 광고에서 비슷한 내용을 어필한 적이 있어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동안 청소는 청소연구소가 해주겠다는 내용의 광고였죠. 짧지만 저에게는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제 상황에 딱 맞는 메시지를 가졌다 보니, 지금까지도 저의 청라밸은 청소연구소에게 맞기고 있는 거겠죠? 개인적으로 고객이 왜 이 서비스를 찾게 되는지 잘 파악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청소연구소는 고객이 청소를 할 줄 모르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가상의 프로덕트 팀 만들기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