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평 정도의 작은 규모에 주방, 4인탁자 5개로 이루어진 식당. 돈가스와 초밥, 회를 파는 곳.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식집. 내가 일하는 곳이다.
주류도 팔기에 저녁엔 술을 마시는 손님도 꽤 있다. 자주 오는 손님 중 한 중년의 여성은 남편과 손녀를 데리고 와서 안주와 술을 시켜서 시간을 보내고 간다.
“여기 백짬뽕이랑 참다랑어회랑 소주 한 병 주세요..”
“넵, 3번에 짬뽕이랑 참다랑어요~”
때마침 사람이 몰려드는 시간이었다. 저녁 7시 즈음되면 사람들이 저녁을 먹거나, 식사하면서 한 잔 하려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일단 들어온 손님의 주문을 받고, 모자란 반찬을 주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나는 우선순위의 일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중년 여성 손님의 주문을 받은 지 1분 정도 지났나.
“여기요, 여기 소주 왜 안 나와요?”
“네, 네, 드릴게요. 잠시만요”
“그리고 맥주도 한 잔 줘요”
“네.”
“근데 회는 왜 안 나와요?”
“조금 기다리셔야 해요, 참다랑어 해동하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요.”
.
.
.
“백짬뽕 나왔습니다.”
“여기 면이 너무 조금밖에 안 들었어, 면 좀 더 주면 안돼요?”
“면 추가 하시면 돼요.”
“에이, 추가 까지는 할 필요 없고.”
“네, 맛있게 드세요”
“저기~ 이거 칼칼한 맛이 하나도 없어. 청양고추 없어요? 매운맛이 하나도 없어.”
“주방실장님, 청양고추 있어요? 하나만 잘라서 주세요”
“회는 왜 안 나와?”
“이제 다 돼 가요”
그렇게 기다리던 회가 나왔다.
“어머? 장식이 왜 이래, 왜 이렇게 바뀌었어? 이건 아니지! 이게 뭐야, 대체? 아이고... 뭐 이렇게 나와?”
주방 실장님이 새롭게 시도해 본 장식을 보고 중년 여성의 반응은 떨떠름했다.
목소리도 어찌나 쩌렁쩌렁 한지, 대각선으로 끝에 서있던 주방 실장님도 다 들을 수가 있었다. (물론 가게가 작기에 웬만한 큰 소리는 다 들린다.)
“저기 김 좀 줘요”
이후에도 그분은 김을 자주 찾으셨다.
“어휴~여기 왜 이렇게 더워요? 난방을 너무 세게 틀었어~쪄 죽겠네. 쪄 죽겠어.”
“그럼 난방 꺼드릴게요.”
그렇게 반주삼아 안주를 드시면서 가족분들과 얘기를 나누고 계셨을 때, 저 너머의 2번 테이블 손님이 나를 불렀다.
“저기.. 좀 추운데 난방 좀 올려주시면 안 될까요?”
“저 앞에 손님이 너무 덥다고 하셔서요. 일단 온도를 조금 높여볼게요.”
“저기, 언니~회가 많이 남아서, 이것 좀 싸줘요. 그리고 이거”
“네.”
이제 계산을 하고 마무리를 하시려는지 둘째 손가락과 셋째 손가락 사이에 신용카드를 끼운 채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68000원입니다. 감사합니다.”
하아. 밤 10시. 오늘 하루가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