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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way of seeing Nov 24. 2022

누군가 나에게 원동력이 뭔지 물었다.

그렇게 또 새벽이 되고야 말았으니..

누군가 나에게 원동력이 뭔지 물었다.

공부를 한다는 것.

학교를 다닌다는 것.

연구를 한다는 것.

스스로 의문을 품는다는 것. 

그런 류의 일은 적어도 지금의 나에게는


누군가 시켜서 하는 일이라기보다는 스스로 알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일이라고 여기는 것이 마음이 덜 불편한 지경에 이르러야, 적어도 내가 뭘 모르는지,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정도는 알게 된다.


서울에 올라와 '짧게' 공부를 하면서 순간의 작은 감명을 준 큰 어른들은 많았으나 

최근 들어 살아가면서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만큼 의미를 모를 울림을 준 몇 분이 있고, 

그런 존재가 나에게 남긴 질문이 있어, 그 신선함을 잊기 전에 글을 쓴다.

(어떤 울림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내 심적으로 인간적으로 가까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그분들의 의중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그러고 싶은 내 작은 바람일지도..?)



오늘의 화두는 이렇다. 

오늘 일과 중 우연치 않게도 


그런 존재 중 한 명은 나에게, 자신(그분)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고 물었으며, 

다른 한 명은 또 나에게, 내(필자)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물었다.

문득 사람을 움직이는 원동력(Driving force)이 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원동력은, 무엇일까?


 원동-력 原動力


1.  

어떤 움직임의 근본이 되는 힘.(표준국어대사전)


根源   

근원

1.    물줄기의 근본(根本).  

2.    사물(事物)이 생겨나는 본바탕.  

3.    일의 밑바탕.  


원동력은 사물이 생겨나는 본바탕의 힘, 밑바탕의 힘. 즉, 어떤 움직임의 근본이 되는 힘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인간 의지와 원동력을 무엇일까?


의지 6 [의ː지]   (표준국어대사전)

1. 어떠한 일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志)

2. 선택이나 행위의 결정에 대한 내적이고 개인적인 역량(심리) (意)

3. 어떠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의식적인 행동을 하게 하는 내적 욕구. 도덕적인 가치 평가(철학)

              

원동력을 '행동(움직임)의 근본이 되는 힘'으로 정의할 때, 의지는 '원동력을 지지하는 내적 욕구'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의지만 있다고 해서 바로 행동으로 발현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원동력'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


그림 1. 인간 행동의 원동력에 대한 철학적 의미 사유(2022. 김도은)


신기하게도 원동력은 아직까지 물리적 개념으로만 정립되었을 뿐 철학적으로 정립되지 못한 개념으로 같은 틀에서 상호 비교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으나 보통은 


1. 의지와 원동력을 동일 하여 비유하거나

2. 욕구와 원동력을 유사시 여겨 표현구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표현을 해보자면, 

1. 생존 의지*는 인간 삶의 원동력*이라고 표현하거나

2. 성공 욕구*는 노력의 원동력*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의지만 있다고 해서 분명하게 행동으로 발현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큰 의미에서 원동력은 의지를 포함한 개념일 수 있지만 원동력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지와 행동을 매개하는 개념이거나, 또는 의지와 행동을 포함하는 개념이라는 생각에 다다른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토니 로빈스(Tony Robbins)는 TED 강연에서, 행동의 원동력을 '감정'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다행히 원동력에 대해 궁금해했던 사람이 나 말고도 있었다니.. 감사)


https://www.youtube.com/watch?v=HNEPRrRR3As


https://brunch.co.kr/@glamjulie/36


그의 주장을 짧게 정리하자면, 행동을 이끄는 원동력은 감정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심리학자의 말을 반은 수용하고, 반은 반론할 참이다.


왜냐하면 적어도 내가 공부하기로 감정(感情, 독일어 Gefühl, 영어 Feeling)은 또는 느낌은 사람이 오감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느끼는 것으로, 기쁨(희), 노여움(노), 슬픔(애), 즐거움(락)을 의미한다.

즉 삶의 희로애락에 관한 범주이다. (감정에 대하여 깊이 파고들자면 이 글이 끝나지 않기 때문에 각설하고)



따라서 나는 저명한 그의 의견을 수용하고, 

기존에 내가 주장하고자 하였던 원동력의 바탕을 다시 정의해보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인간 행동의 원동력은 '정동(Affect, Affection)'이다.



그림 2. 인간 행동의 원동력에 관한 심리적, 철학적 의미 사유 2 (2022. 김도은)


정동(Affect)은 
심리학(psychology)에서
 감정(feeling), 정서(emotion), 기분(mood)에 대한 잠재된 경험을 말한다.

또는 

정동 표현(affect display, 목소리, 표정, 몸짓 등으로 정서나 정동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말한다.(APA 2006).


Hogg, M.A., Abrams, D., & Martin, G.N. (2010). Social cognition and attitudes. In Martin, G.N., Carlson, N.R., Buskist, W., (Ed.), Psychology (pp 646-677). Harlow: Pearson Education Limited.


정동 상태(Affective state)는 정신과 신체 과정을 연결하는 개념을 의미하기 때문에, 정동적 노동은 편안한 느낌, 웰빙, 만족, 흥분 또는 열정과 같은 정서들, 감정들을 생산하거나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 전체를 의미한다.

최근의 관점에서 정동은 감정가(valence), 각성(arousal), 동기적 강도(motivational intensity) 세 측면으로 나뉘고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기존에 ‘감정’ 또는 ‘정서’라 일컫던, 몸과 마음을 이분화해서 보는 관점이 아니라 마음의 변화에 몸이 함께 작동하여 일어나는 양쪽의 움직임을 말한다.

어떤 것을 보고 이유 없이 울컥하는 마음, 몸에 돋는 소름, 알 수 없는 분노, 함께 붉어지는 얼굴이 모두 정동의 작용인 것이다. 


단순히 기분이 기뻐지고, 슬퍼지고, 노엽고, 행복하고, 구태여 누군가에게 공감된 것이 아니라 

정동은 유기체(organism)의 자극(stimuli)과의 상호작용하여 일어나는 신체적 변화를 동반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이유는 모르겠지만 반응은 일어났어'라고 설명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찾아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좋은 것. 호(好)의 감정은 아름다움(美)의 범주이다.

머리와 이성으로 씨름하는 논리와 판단의 범주가 아니라고 칸트는 말했다. 

쾌와 불쾌, 호와 불호는 마음에 이는 파도와 같은 것이라 더 아름다우니, 구태여 머리로 왜 그런지 왜 그래야만 하는지 생각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다만 집중해야 할 것은, 내 마음이 아름답다고 하는 울림을 내가 놓치지 않고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흔히 쓰이는 자기 개발서에는 이런 표현이 있다.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라!'

'소름 돋을 만큼 좋은 일을 해라!'


소리 = 파동의 영역

소름 = 생물리학적 파동의 반응이다.


모두가 이미 알고 있다.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게 하는 원동력은 마음에 있다는 것을.

진동이 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원동력이 끊이지 않는 방향일 것이라는 것을


다만, 의지가 없을 수도 있고

진동(원동력)이 이는 방향을 바라볼 초점을 모를 수도 있고 

진동(원동력)이 마음에 일 여유조차 없을 수도 있고

행동할 용기가 없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렇게 또 새벽이 흐르고.

내 마음에 울림이 하고 싶은 일들을 다하기에 하루 24시간은 너무 짧다.

긴 글의 끝으로 나를 움직이는 마음의 울림(=원동력)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나는 울림이 있는 사람이고 싶다.

내 행동의 원동력은 울림의 갈망이다.

나는 끊임없는 울림을 좇는 사람이다."


오늘 이 긴 글과 긴 밤의 사유를, 오랜 기간 공부할 힘과 또 해도 해도 만족하지 못하도록 

내게 겸손을 알려주는 그런 두 분께 마음을 담에 보낸다 :) 


2022.11.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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