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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수현 Jul 27. 2022

1-1. 들어가기 전에



로스쿨에 가고 싶습니다. 무엇부터 공부하면 될까요?



        로스쿨에 가려면 준비할 게 많습니다. 리트도 해야 하고, 학점도 잘 받아야 하고, 자소서도 준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걸 준비하면서도 불안합니다. 로스쿨 생활에 대해 들은 여러 흉흉한 소문 때문입니다. 법학 공부가 그렇게 어렵다는데 나는 잘 해낼 수 있을지, 미리 공부를 해야 하는 건 아닌지 마음이 복잡합니다. 그래서 실제 많은 학생이 일찍이 법 공부를 시작합니다. 문제는 초학자를 위한 적당한 강의가 많지 않다는 겁니다. 선택지는 둘 중 하나입니다. 곧바로 고시생처럼 수험서를 읽거나, 수험과는 동떨어진 교양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전자는 걷기도 전에 뛰는 격입니다. 완주라도 하면 다행인데 대부분은 흥미를 잃고 도중에 포기하죠. 후자는 즐겁기는 하지만 수험 법학은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로스쿨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미리 준비해야 할 건 사실 딱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방법론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과목에 관한 겁니다. 이 두 가지만 잘 준비해도 큰 시행착오 없이 로스쿨에서 곧바로 적응할 수 있습니다. 로스쿨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선 '회독수'를 늘리는 공부법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수험 법학은 지적 탐구보다는 단순 노동에 더 가깝습니다. 혹여 공부를 하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만나더라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지 맙시다. 필요한 공부량을 매일 채워 나가는 게 더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 모든 걸 깨닫겠다는 고집을 조금 내려놓고 꾸준히 회독을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다음으로 과목입니다. 로스쿨에서는 여러 법 과목을 공부합니다. 그런데 로스쿨에 진학하기 전에 모든 과목을 예습할 필요는 없습니다. 딱 하나, 민법만 공부하면 충분합니다. 민법은 모든 법률의 여왕이자 가장 기초가 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법학 공부에 기초가 되는 다른 법도 있습니다. ① 민법, ② 민사소송법, ③ 상법, ④ 형법, ⑤ 형사소송법, ⑥ 헌법, ⑦ 행정법까지 총 일곱 개입니다. 이를 기본7법이라고 부릅니다. 기본7법을 모두 예습할 수 있으면 물론 최고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 공부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차라리 민법을 조금 더 상세하게 공부하고 로스쿨에 진학하는 걸 추천합니다. 민법이 내용도 가장 많고, 익히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썼습니다. "민법" 전체를 가볍게 훑어, 처음으로 "회독"이란 걸 해보기 위해서 말입니다. 큰 그림을 그리는 게 목적이라서 생략된 내용도 많고 학문적 엄밀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를 속도감 있게 읽는 데에는 분명 도움을 줄 겁니다. 이번 장을 시작으로 민법에 대해 차근히 알아가 봅시다. 우선 이번 장에서는 처음 공부하는 초학자들을 위해 세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민법을 훑어보겠습니다. 살펴볼 키워드는  개인, ② 관계, ③ 게임 이렇게 셋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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