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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초코숲 Apr 21. 2023

바로 옆에 있던 꿈을 주운 날, 목요일 오후 2시.

초등학교 때였나, 중학교 때였나. 꽤나 지루한 수업시간이었다. 유난히도 푸르른 하늘을 보며, 그저 하염없이 누워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날이 있을지 고민했었다. 하루하루는 계속되었지만 꿈을 이룰 수 없는 핑계는 많았다. 평일 낮에는 어딘가에 갇혀 있어 이룰 수 없었다. 주말과 방학 그리고 휴가 때는 소중한 시간을 한가롭게 보낼 여유가 없었다. 


요가를 마치고, 점심을 먹고, 화장실 청소를 끝내니 하늘이 화창하다. 얼마 만에 보는지 모를 미세먼지 없는 맑고 푸른 하늘이다. 이불을 머금고 돌아가는 세탁기는 1시간은 넘게 걸린다는 알람을 보내고 있었다. 가만히 소파에 누워 하늘을 쳐다본다. 언젠가부터 적막을 대신하기 위해 언제나 들었던 뉴에이지 아티스트 야니의 플레이리스트를 켠다. 블루투스로 연결된 사운드바가 잠시나마 삶이라는 드라마에 쓸 배경음악을 잔잔하게 깔아준다. 괜히 리듬에 맞춰 구름이 움직이는 것만 같다.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면 일주일 중에서 가장 고비였을 목요일 오후 2시. 그 무엇에게도 방해받지 않은 완벽한 상황이 마침내 주어졌다. 조용히 눈을 감는다. 누워 있는 이 소파를, 어울리는 음악을 찾은 휴대폰을, 그 음악을 받아 귀로 전달해 주는 사운드바를, 블라인드를 걷은 창문을, 푸른 하늘을, 하루를, 생각을, 감정을, 그리고 삶을 비로소 내 것이라고 받아들인다. 


시야가 점점 흐려져갔다. 감정을 쏟아낼 때 흘렸던 서러운 눈물보다 간결하고, 뜨겁다. 깨달음이 주는 환희와  지난날 꿈을 이루었다는 기쁨의 합작품.  이미 11개월간 그 꿈을 이루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아직 한 달 넘게 기회가 남아있다는 것을. 한 달이 지나도 이제 얼마든지 시간을 보낼 기회가 있다는 것을.


어떤 꿈은 항상 눈앞에 서 있다. 마음만 먹으면 달성할 수 있다. 다만 그 마음이 움직이기 힘들었을 뿐. 세탁기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라는 신호를 보내기까지, 움직인 마음 안에 머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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