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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휴가를 받아 오신다면

무만두♡


무 만두


겨울 무가 아주 달고 맛있다.

무를 껍질을 깎고  곱게 채썰어 소금에 살짝 절여

물기를 짜준다.

애호박도 소금에 잠시 절여 물기를 째준다.

다진 고기는 맛술, 후추, 맛간장으로 가볍게 양념하여 센 불에 물기가 사라지도록 달달 볶아

식혀준다.

두부는 1시간 이상 채반에서 물을 빼고 손수건에

싸서 물기를 완전히 짜서 포슬포슬하게 해준다.


계란,고기, 무, 애호박, 두부, 후추, 소금 조금 넣고

간은 심심하게 섞어서 속을 만든다.


소스는 진간장, 설탕, 매실액, 식초를 섞어 둔다.


만두피에 속을 꽉 채우고 쪄준다.

담백하고  아삭한 무만두를 간장에 찍어서

먹으니 너무 맛있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새해가 되자마자 < 3일의 휴가> 를 보았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딸은 엄마가 살던 집에

내려와서 엄마가 쓰던 부엌살림으로 작은 백반

가게를 한다.

엄마가 살아계실 때는 그렇게도 냉정하던 딸은

엄마가 없는 빈집에서 엄마가 쓰던 도마, 냄비,

밥그릇으로 밥을 지으면서

많은 후회와 눈물을 흘린다.


한편 돌아가신 엄마는 하늘에서 3일간의 휴가를

받아 딸을 보러 왔지만 딸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고 목소리도 안들리고 만질수도 없다.

그저 똑똑한 딸이  얼른 마음잡고 살아가길

간절히 원하면서 특별휴가를 딱 하루 더 연장하여

 딸과 이야기하면서 모녀는 오해를 풀고

엄마는 딸에게  충분히 위로해주고

부디 잘 살아가라는 당부를 하고 휴가를 마친다.

그런데  특별휴가를 신청하면서 딸과 이야기하고 안아주고 했지만

휴가가 끝나면서 모녀관계는

없던걸로 되버린다. 나중에 천국에서

서로 모녀였다는걸 모르게 됬다.


이 영화에서 딸은 엄마가 만들었던 무만두를

만드는데 그게 너무 맛있어 보여서 나도 한번

만들어 보았다.

무만두의 맛은 화려하지 않다. 심심하다고 느껴지다가도 무의 아삭함이 느껴지는 순간

마음이 덜컹하면서 눈물도 난다.


생일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읽어보는 시가 있다.

정채봉 님의 <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이다.

이 영화는 어쩌면  이 시가 모티브가 됬을수도

있겠다.


....하늘 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 시간도 안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 바치고

     엉엉 울겠다.....


세상에서 온전하게 나의 편인 엄마.

그런 엄마가 떠나고 없는 사람들은 억울해도

일러바칠 사람이 없어서 슬프다.

살다가 가끔 심드렁한 일이 있을때 남편에게 말해봐야  나를

100% 공감해주지 못한다.

엄마가 휴가받아 5분만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내가 일러바치기도 전에 나를 위로하고

안아 주시겠지.


영화에서  많은 음식중에 왜 무만두를 등장시켰을지 생각해 본다.

만두는 어울릴것 같지 않은 여러가지 재료를

하나 하나 양념하고 물기를 빼서 만두피에

가득 채우고 야무지게 꾹꾹 눌러 터지지 않게

한다.

그런데 무는  쉽게 구하고 아무런 맛도 없는 심심한 재료이나 만두속으로 들어가 신기하게도

깊은 맛을 느낄수가 있다. 그리고 아삭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렇다.

무만두는 엄마같다. 엄마들은 그런 분들이다.

우리 곁을 떠나시고 나서야 그런 엄마를 사무치게 그리워 한다.


남편과 함께 만두를 빚고 찜통에 쪄서

바로 먹는데 하늘 나라에 가신 우리 엄마가

보고 계시는 것 같았다.

안아드리고 손잡아 보고 목소리도 듣고 싶고...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이렇게 만두 빚다가도 눈물샘이 터져버리는

엄마생각에  며칠 아팠다.


https://youtu.be/wL8zx2dzdbs?si=i9Zdwr85y9lAC_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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