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0장>
40 마르다는 준비하는 일이 많아 마음이 분주한지라 예수께 나아가 이르되 주여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시나이까 그를 명하사 나를 도와 주라 하소서
41 주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42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꽤 자주, 우리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의 목적을 잊어버린다. 일의 진정한 가치는 그 목적으로부터 오는데, 너무 자주 그것을 잊어버린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멋지게 완성시키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며 품었던 마음은 저 뒤편으로 밀리고 만다.
하나님과 서서히 가까워지기 시작할 때 이러한 문제들은 똑같이 나타난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어렴풋이나마 분별하기 시작할 시기인 나에게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 같아 시작했던 일들이 길을 잃고 헤매게 되는 경우가 수 없이 찾아온다.
헤매면 염려하고 근심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자신의 일을 돕지 않는 것 같은 본문의 마리아와 같은 사람들을 얄미워하기도 한다. 그렇게 일과 상황에 매몰되어서, 누구든 길을 막으면 무참히 치워가며 불도저처럼 나아간다. 그 당시에는 모른다. 하나님과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지 않는다. 하나님이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으신다. 나도 여기서 참 많이 넘어졌고, 내 순종에 화답해주시지 않는 것 같은 하나님을 원망하면서 신앙의 후퇴를 자행하기도 했다.
오늘 이런 상황 속에 놓인 마르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다. '일을 몇 가지를 하든 한 가지를 하든 충분하다. 근데, 너 혹시 나를 택하는 마음을 잊어가고 있지는 않니? 마리아가 갖고 있는 그 마음 말이야.'
이런 예수님의 마음이 느껴지면서, 얼마 전에 묵상했던 본문이 문득 떠올랐다.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니 아무 때라도 원하는 대로 도울 수 있거니와 나는 너희와 항상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 (마가복음 14장 7절)
하나님은 오늘도 나의 마음을 원하신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무슨 일을 하든 좋다고, 근데 그 마음이 하나님을 품고 있냐고 물으셨다. 그리고는 권면하셨다. 언제든지 빼앗길 그 일을 붙들지 말고, 영원히 빼앗김이 없는 나에게로 나아오라고. 그 빼앗김 없는 좋은 것을 전하기 위해서 네가 그 일을 하고 있는 거라고.
요즘 비전을 구하는 기도를 하는 나는, 비전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생각했다. 하나님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는 상태. 그렇지만 하나님은 오늘 내게 여러 채널을 통해 말씀하셨다. 어떤 일을 하는 것이 비전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선과 방향을 맞추는 것이 비전이라고. 하나님이 바라보는 것을 함께 바라보면서 그 일들에 동참해 나가는 것이 비전이라고 이야기하신다.
그래서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아픈 세상을 더 주의 깊게 바라보려 한다. 사탄은 우리를 세상의 좋은 것, 세상의 달콤함 앞으로 데려가, 자신에게 절하면 이것들을 다 너에게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우리의 좋으신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내가 보여줄 것은 나뿐이라고. 내가 보는 곳을 함께 보자고 말씀하신다.
이런 분이 나의, 우리의 예수님이라 너무 좋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