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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타PD Feb 06. 2024

선물 가이드북 프롤로그

이때부터였을까? 선물을 주고받는 것의 즐거움을 알게 된 것이?!

아직도 저 날이 기억난다. 산타가 온다는 말에 집에서 빨간 양말을 신고 기다리고 있었던 나.

그때는 왜 선물을 주러 왔던 산타가 두 명인지(커서 사진을 보니 유치원 여선생님 두 분이 오셨었던 것) 의문을 가지지도 않고 그저 '선물을 주는 좋은 사람!'이라고만 생각하여 언제 오나 동생과 함께 창문 밖과 문을 계속 쳐다봤던 게 생각난다.

아무 이유 없이(물론 말 잘 듣고, 울지 말라는 가르침이 있었겠지만..) 내게 선물을 주는 산타에 기뻐하던 저 어린이가 자라,

이 기쁨을 다른 사람에게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는 어른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어릴 때부터 선물을 주는 행위를 매년 단련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서도 선물하는 법을 자연스레 가르쳐 주곤 했는데 바로 어버이날을 준비하는 수업이다.

핑킹가위로 빨간색 종이를 접고 오려 카네이션을 만들고, 흰 종이에 삐뚤빼뚤하지만 알록달록한 손글씨로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적으면 준비 끝!

한 푼도 들이지 않았지만, 그 작은 선물에 행복해하시던 모습이 선물을 주는 기쁨을 자연스레 알게 되는 순간이었으리라 생각해 본다.

이렇게 몸소 겪고 배운 경험을 토대로 매년 돌아오는 어버이날에 작년과는 조금이라도 다른 선물을 하고자 매번 골똘히 고민하는 훈련을 몇십 년간 반복한 것이다!!


                 (자료 출처: 학생 시절 내 블로그)



물론 30여 년간 상대방이 모두 기뻐하는 선물만 한 것은 아니다.

단지 선물하는 행위에만 취해 '내가 좋아하는 걸 주면 상대도 좋아하겠지?'라고 생각하던 어린 시절도 있었다.

더불어 그 친구의 취향은 고려하지 않은 스타일의 선물을 줘서 오해를 산 적도 있었다. 심지어 몇십 년간 함께 살고 잘 안다고 생각했던 아버지조차,

선물은 용돈으로 달라는 답에도 불구하고 '등산과 자전거를 좋아하시니 스마트 워치가 유용할 거야!'라는 오답을 내려 비싼 선물이 몇 년간 장롱 속에서 세상 빛을 못 보게 만들기도 했다…

(그 후에는 고민 없이 현금을 드리고 있다^^) 이렇게 불과 몇 년 전까지도 여러 변수들로 많이 부딪혀서 깨닫고 조건과 기준을 다듬어보며, 나만의 ‘선물하는 방법과 정의’를 만들 수 있었다.



선물에는 여러 가지 방법과 종류가 있다.

어떤 날에 누구에게 어떤 마음을 담는 선물인지에 따라 나도 상대도 부담 없는 선에서 그 상대가 이미 있거나 받았을 것 같지 않은 선물을 찾기 위해

당일 혹은 평소에 준비하는 팁들을 사례를 통해 알려주고자 한다. 선물을 받을 때 비용보다 준비에 들였을 시간과 정성에 감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의미를 담은 감성적인 선물에 치우쳐있다는 것을 읽는 이들에게 미리 예고한다.

바라기는 읽는 이들이 이후 내가 적을 후기와 준비 과정 등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누군가에게 선물할 상황이 생기면 어려워하지 않고 당당히(?) 이 선물 공식을 대입하여 답을 찾는 데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더 이상 숙제같이 느껴지는 것이 아닌 준비하는 과정과 받는 이의 반응을 통해 나도 선물을 받은 것처럼 행복하고 재미있는 일처럼 느껴지길 바라본다.



이 과정 속 남을 기쁘게 하는 것뿐 아닌, 오늘의 내 행복도 챙길 수 있는 단순한 비결도 담고자 한다. 내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할 수 있다.

내가 지치고 힘들 관계에 주는 선물은 나와 상대에게도 부담이고 힘들 뿐이다. 남이 기뻐하는 것에 내가 기쁜 사람이라 결국 내가 기쁘려 선물하는 사람으로서,

나 자신이 상처받지 않으려면 내 선물을 기쁘게 받고 또 내게 그 고마움을 말이나 선물로 돌려줄 수 있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쪽만 주는 관계는 건강할 수 없다. 결국 누군가는 지친다. 고마움이 없는 상황이 쌓여 나 스스로를 아프게 만들지는 말자.

더불어 누군가에게는 내가 주는 선물에 답할 자신이 없어 부담이 될 수도 있단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선물을 주되 연속된 선물의 경우

내가 상처받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관계에만 지속하게 되었다. 마음을 주고 상처받아 '다음부터는 주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는 사람인 것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주고! 돌아오지 않는 관계는 나와 상대를 위해 그 사람의 마음과 방식에 맞춰 주는 법을 연습했다.

그래서일까? 선물을 받으면 그 메시지에 맞춘 감사 인사와 더불어 그 사람의 생일도 잊지 않고 마음을 담은 선물로 답하곤 한다. '나 생각해 줘서 고맙다고, 나도 너 생각한다고.'



선물과 관련되어 쓰린 기억들도 여럿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나는 선물 사러 가는 길이 가장 신나고 설렌다.

'어떻게 전해주지? 어떤 말을 함께 전해야 기분 좋고 내 마음도 잘 전해지지?'라며 그 사람에게 필요할 선물을 골라본다.



-1/16일 경비 아저씨에게 새해 인사용으로 드릴 선물(서로 부담 없을 가격이면서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실 수 있고,

분리수거 담당하시기에 분리수거하기 좋은 잘 까지는 포장 비닐의 음료로 pick)을 사고 쓰는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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