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부동산) 디벨로퍼와 로컬 크리에이터

명확한 구분의 필요성

로컬상권 논의에서 '민간 디벨로퍼'와 '로컬 크리에이터'를 동일시하는 것은 정책적 오류를 낳을 수 있는 위험한 시각이다. 두 주체는 상권에 미치는 영향과 활동 방식에서 본질적인 차이를 보인다.


민간 디벨로퍼는 주로 자본의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그들의 목표는 단기적인 개발 이익 극대화이며 이를 위해 대규모 상업 시설을 짓거나 프랜차이즈를 유치하여 상권의 모습을 획일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고유한 특성은 사라지고 임대료는 급등하여 결국 기존 상인과 주민들의 이주를 촉진하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로컬 크리에이터는 지역의 문화와 스토리에 기반한 '콘텐츠'를 통해 가치를 창출한다.

그들의 경제적 동기는 이윤 추구를 넘어 지역 공동체와의 상생과 자신만의 브랜드 가치 실현에 있다. 이들은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독특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물론 이들의 활동이 의도치 않게 젠트리피케이션의 전조가 될 수도 있지만 그들은 디벨로퍼처럼 젠트리피케이션을 직접 설계하거나 주도하는 주체가 아니다. 따라서 정책은 이 둘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로컬 크리에이터의 창의적 활동은 적극 지원하되 이들의 성공이 거대 자본에 의해 잠식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민간 디벨로퍼의 무분별한 개발은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제하고 유도하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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