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글 프로젝트' 마무리를 앞두고
요즘 루틴이 무너졌다. 매일 책 읽고, 시 필사하고, 글 쓰고, 새벽 1~2시 이전에 잠들고 이런 일상을 나름 한 달 동안 잘 반복해왔는데, 한 일주일 전부터 지키지 못하고 있다. 왜 그렇게 됐을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가장 큰 이유는 글이 갑자기 써지지 않았기 때문인 거 같다. 브런치 ‘1일 1글 프로젝트’ 매거진에 올릴 글을 써야 하는데, 깜박이는 커서를 노려보며 글감을 떠올리려 노력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복숭아씨가 목에 턱 걸린 것처럼 답답하다. 초반부터 보신 분들이라면 ‘1일 1글 프로젝트’는 그냥 편하게 매일 한 편씩 올리려고 시작한 거니까 대충 아무거나 써서 올리면 되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다. 근데 아무리 그렇다 해도 완성이 된 하나의 글을 올려야 되지 않을까. 중간에 뚝 끊긴 글을 올릴 수는 없었다. 그렇게 노트북 화면을 보며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시간은 새벽 3, 4시가 되기 일쑤였다. 어제는 새벽 5시 가까이에 잠들었던 거 같다. 글도 완성하지 못한 채 말이다. 늦게 잠들다 보니 늦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일찍 일어나서 생활하기가 힘들었다. 일어나 보면 오후 3시가 되어있고 그랬다.(참고로 오늘은 오후 5시 24분에 일어났다.) 밥 챙겨 먹고 뭐 하고 하다 보면 시간이 다 간다. 시 필사까진 짬 내서 할 수 있는데 책 읽는 것까진 무리다. 글 쓸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올린 길지 않은 글들도 다 꽤 오랜 시간을 들여 쓴 글들이다. 문제는 그 시간보다 곱절을 더 들여도 글을 완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새벽 3, 4시가 넘어가면 한계에 다다른다. 그럼 또 잔다. 악순환이 그렇게 반복되고 있다. 나 자신한테 너무 화가 난다. 머리가 이렇게 안 좋은 사람이었나 싶다. 애초에 계획했던 것처럼 매일 올리진 못하더라도 자주는 올려야 되는데 그게 참 어려운 상황이다. 혹시라도 내 글이 왜 올라오지 않나 궁금해하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30일이라는 완주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이러니 나도 참 당황스럽다. 이 프로젝트는 나한테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잘 마무리한다는 게 의미가 크다. 이게 끝나면 새롭게 시작할 프로젝트가 있어서 그것에 대한 동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제발 시즌 1을 잘 마무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지 못하면 너무 속상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