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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지웅 Aug 09. 2021

무엇을 그릴까 고민이 될 때.

글로 배우는 그림.




회의시간 끄적이는 아주 사소한 낙서든 제대로 그려봐야지 하는 마음을 먹고 시작하건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다. 

"근데 뭘 그리지?"



테이블 위엔 이미 그림을 그릴 노트가 있고, 손에는 펜이 쥐어져 있지만 손은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는다. 


팬이 종이 위에 처음 선을 만들어 내기까지 그 망설임의 시간은 막연함에 기인한다. 

그저 무엇인가를 그려야겠다는 행동에만 포커싱 되어 있고, 정작 무엇을 그릴지는 생각해 보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소재를 어렵게 정했다 치더라도 그마저도 시작하지도 않은 그림을 망칠까 두려워 대상을 고르고 피사체를 살피지만 좀처럼 펜은 잘 나가지 않는다. 


무엇을 그릴까 고민이 될 때에는 친숙한 무엇인가부터 시작하면 좋다. 

신경 써서 보지 않았어도 자주 접하는 물건, 인물들은 그림의 시작점인 관찰이라는 노력을 줄일 수 있으며, 익숙함에서 오는 안정감은 급하게 무엇인가 그려내려는 마음을 안정시키기 좋다. 


똑같이 그려야 한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말자.

우리는 입시를 위한 정밀묘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림은 작가의 성향부터 그 그림을 그릴 때의 상태, 분위기, 생각을 모두 담아낼 수 있다. 

그대로 그린다에서 조금 벗어나,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금씩 더하고 덜어내도 좋다. 

예를 들어 선을 최소한으로 쓴다든지, 재료를 바꾸어 본다던지, 그 재료를 쓰면서 색을 의도적으로 바꾸어 본다던지. 


그런 반복의 시간이 쌓이면 숙련과는 다른 자신만의 스타일이라는 게 생긴다. 






매일 일하는 내 자리 창가의 화분






자주 떨어지는 화분의 잎을 정리하다가 







무엇을 그릴지 망설여질 때.


자주 봐와서 익숙하고 편안한 내 주위의 무엇인가를 천천히 그려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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