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생각은 충분했다, 다만 멈출 곳을 몰랐다

by 글린더

언제나 생각은 충분했다.

부족하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었다.


레퍼런스를 더 찾고,

다른 선택지를 한 번 더 훑고,

이미 지나온 판단을 다시 되짚었다.


생각이 확장되기 시작하면

사고는 끝없이 흘러갔다.

그중에서 쓸 만한 것을 골라내고,

정리하고, 다시 배열했다.


문제는

그 과정이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무엇을 기준으로 멈춰야 하는지,

어디까지가 충분한 고민인지,

언제 판단으로 넘어가야 하는지.


그 기준이 없으니

생각은 계속 쌓이는데

결정은 생기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생각을 더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을 오래 붙잡고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돌아보면

필요했던 건

더 많은 사고가 아니라

사고를 멈출 지점이었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나는 묻는다.

이 질문은

판단을 앞으로 밀어주고 있는 걸까,

아니면

미뤄도 괜찮다는 이유를

하나 더 만들고 있는 걸까.



이 글은

〈생각이 멈추는 지점〉 연재에서 이어진다.

https://brunch.co.kr/magazine/pau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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