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와 원격근무자를 비교하며
최근 유튜브 쇼츠제작이나 스마트스토어와 연관시켜 월 1000만 원 벌면서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하고 있다는 혹할만한 광고글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물론 장소에 얽매이기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지만, 단순히 유튜브쇼츠제작=디지털 노마드 라는 잘못된 인식을 제고하고, 더 전문적으로, 장기적이며 현실적으로 디지털 노마드가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우선 디지털 노마드는 장소와 시간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유연성을 지닌 하나의 생활방식을 뜻하며, 이들은 각자만의 다양한 근무 방식과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 디지털 노마드 비중이 가장 높은 "프리랜서"와 "원격근무자"를 비교하며 장단점과 실제로 디지털 노마드가 될 수 있는 방법을 다뤄보려 합니다. 프리랜서와 원격근무를 모두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현실적인 내용들을 전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1. 프리랜서가 되는 법
프리랜서로서 자유로운 노마드가 되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에서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팅 등의 IT분야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고, 온라인으로 언어교육, 상담, 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온라인으로 사업 혹은 일이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유튜브나 블로그, 인플루언서 등과 같이 콘텐츠 제작을 하며 다양한 분야에서도 프리랜서의 기회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본인만의 기술이 있다면 누구든 온라인 사업이나 프리랜서로서의 기회를 고민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프리랜서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고객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홍보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한국에서는 주로 크몽, 외국에서는 Upwork, Fiverr와 같은 플랫폼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포트폴리오가 쌓이고 고객에게 인정받는 시점이 되면, 나름 안정적인 수익이 매달 창출되면서 다음 달 수익도 예측해 볼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플랫폼을 통해 쉽게 프리랜서로서 즉각적으로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꽤 낮습니다.
다만, 프리랜서는 사업자로 간주되므로 머무는 국가의 세금 및 법정 요구사항을 잘 파악하고 이에 따라 신고나 납세를 해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화로 수익을 버는 경우에는 이를 무시하고 관광비자 혹은 국내에서 머물며 실제로 세금에 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 장점
프리랜서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그 어떤 형태의 디지털 노마드보다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정해진 월급을 받는 게 아니라 내가 하는 만큼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내가 원할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일하는 이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안정적인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내 노동을 계속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미래 계획을 잘 세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3. 단점
첫 번째로, 가장 잘 아시다시피 수익이 불안정한 것입니다. 어제 오늘 내일 내가 원하는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하더라도 몇 개월 뒤, 혹은 1년 뒤에도 비슷한 수익을 얻어낼 수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간혹 '월 1000만 원 버는 방법'이라는 주제의 자극적인 광고를 많이 보게 되는데 과연 1년, 3년, 5년까지도 꾸준히 보장되는 방법인지 고민해보셔야 합니다. 안정된 수익을 위해선 꾸준히 마케팅과 고객관리를 해야 하며 약간의 수익감소가 발생하더라도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적응하고 변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보통 꾸준히 소셜미디어나 블로그 활동을 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가거나 확장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해외에서 디지털 노마드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는 한국인에게 해당되는 사항입니다. 예를 들어, 유럽의 EU소속 국가 노마드들은 자유롭게 EU국들을 돌아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한국인은 관광비자가 아니면 떠나기 쉽지 않습니다. 한국 여권파워가 강해 특별한 비자 없이 대부분의 국가를 방문할 수 있지만 비자 없이 장기로 지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기로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것은 생각보다 꽤 많은 자금을 요구합니다. 해외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도움받을 수 있는 의료나 보험은 관광객으로서 혜택을 받기 쉽지 않습니다.
또한 최근 많은 국가들에서 발급하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는 프리랜서로서 소득증명, 클라이언트 계약서, 의료보험, 세금납부 계획 등 준비해야 하는 자격요건이 까다롭습니다.
1. 원격근무자가 되는 법
원격 근무 정책을 가진 회사에 일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글로벌 기업이 원격 근무를 허용하고 있으며, 특히 IT분야에서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집니다. 아직 한국에서 100% 원격근무를 지원하는 회사는 적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원격근무 정책을 가진 회사들을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어와 같은 언어능력은 필수입니다. 언어능력과 기술만 가지고 있다면 프리랜서만큼 진입장벽이 낮아 원격근무 가능한 회사에 지원해 근무할 수 있습니다.
2. 장점
장기적이며 안정적입니다. 클라이언트를 구하고 마케팅해야 하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월급을 받으며 노마드 생활을 즐길 수 있습니다. 최근 많은 글로벌회사들이 단축근무나 주 4일 근무 등의 직원들을 위한 복지가 확장되고 있어 더 많은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으며,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100% 원격근무가 아니더라도 주 2-3회 유연한 출근으로 바뀌었습니다. 별다른 사정이 있으면 원격근무로 전환도 가능합니다. 원격근무를 하게 되면 러시아워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을 활용해 부업 혹은 프리랜서를 하기에도 적합합니다. 또한 해외에서는 직원의 나이, 성별, 백그라운드를 크게 보지 않아 늦은 나이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습니다.
원격근무의 조건이라 하더라도, 회사에서 요구하는 국가에 거주등록하며 비자를 발급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회사에 일한다는 것은 정당한 세금과 보험을 내고 해당 국가에서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추후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고를 당하더라도 그에 합당한 퇴직금과 실업급여 등의 혜택도 누릴 수 있습니다. 한 번 원격근무로 일한 경력이 있다면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도 가능합니다.
3. 단점
원격근무가 가능한 업종이 한정적이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원격근무 계약이 가능한 업종은 현재 IT분야 종사자들입니다. 분야 특성상 원격근무가 불가능한 직업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IT분야에 원격근무가 집중되어 있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리고 프리랜서와 비교하여 공간적으로는 자유롭지만 시간적으로는 덜 자유롭습니다. 원격근무이기 때문에 어디서든 일을 해도 상관없지만 기본적인 세계룰인 9-6시 (혹은 비슷한 수준의)을 기준으로 업무를 해야 합니다. 어떤 회사는 회사시스템에서 출퇴근 기록을 남겨야 하기도 합니다.
업종의 한정적이긴 하지만, 원격근무에 뜻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IT분야 개발, 디자인 등의 기술을 학교뿐만 아니라 부트캠프, 학원 등에서도 충분히 단기간에 습득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1-2년의 실무위주의 기능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취직하는 친구들을 꽤나 많이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한 9-6시의 업무를 하긴 하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중요한 미팅이나 워크숍을 제외하고는 본인 스케줄대로 일을 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물론 대다수가 가능한 한 빨리 일을 마치고 자유로운 여가시간을 선호하며 필요할 때 스케줄을 유연하게 조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해외취업을 하는 것은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최근 이민자들에 대한 거부감이 증가하고 있는 요즘, 자국민 위주 고용 정책을 펼치거나 이민자 규제를 강화하는 국가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세계적으로 성장 둔화를 겪으며 고용 시장도 얼어붙은 상황이다 보니, 새로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비자를 지원하는 리스크를 가지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직원의 다양성(Accessibility)이라는 주제도 하나의 기업과제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오히려 외국인으로서 장점으로 가져갈 수 도 있습니다.
해외유학을 하며 프리랜서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했었고, 지금은 회사소속의 원격근무자로 일하며 남는 시간에 여전히 프리랜서 활동과 제가 하고 싶은 사이드 프로젝트들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주변에 디지털 노마드 일상을 원하는 분들이 있으면 저는 해외취업에 도전해 보라 이야기합니다. 장기적으로 바라본다면 유학을 하면서 실제 고용시장을 지켜보며 경험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시도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최근 많은 글로벌 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이 원격근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지는 않더라도 타의도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53%의 디지털노마드가 풀타임 원격근무자이며 43%가 프리랜서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확률적으로도 회사소속으로 일하는 것이 디지털 노마드가 되는 더 빠른 방법일 수 있습니다. 물론, 분야가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본인이 '호텔리어인데 디지털 노마드가 되고 싶다'라는 건 사실 말이 맞지 않기 때문에 디지털노마드를 꿈꾼다면 현실적으로 본인의 전문분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장기적으로 내 가치에 더 부합하리라 생각된다면 방향을 틀어야겠지요.
해외취업은 프리랜서만큼 혹은 훨씬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익에서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노마드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원격근무자로서 누릴 수 있는 큰 장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프리랜서나 사이드잡을 퇴근 후에는 충분히 하고도 남을 시간이 많이 있습니다. 혹은 몇 달간 본업에만 집중하며 나머지 시간은 푹 쉬어도 되겠죠. 나의 부수익이 월급보다 더 커질 때 그때 프리랜서로 전환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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