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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 햇살 Mar 14. 2024

아이는 내 인생 최고의 스승

나에게 영향을 준 사람

꼬물꼬물 작고 귀여운 내 아기.

품에 안겨 경이로운 눈 맞춤을 하며 까르르 웃음을 내어준다.

어쩜 이리 사랑스러운 생명체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걸까.

아가, 엄마에게 와 주어서 고마워.     



엄마로서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라는 선택의 기로에 하루에도 몇 번이고 선다.

선택과 그에 대한 책임은 나를 죄책감으로 옭아매기도, 뿌듯함으로 자유롭게도 한다.

한발 더 나아가면 분명 그 안에는 단순히 감정의 변화만이 아닌 나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더 큰 메시지가 담겨있다.  

    

울거나 투정을 부리는 아이 앞에서 ‘저건 말도 안 되는 생각이야. 어쩜 저렇지?. 가르쳐 줘야겠어.’라는 내 안의 불안한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여리고 작은 어깨가  쪼그라들어있고 나는 찝찝한 불편함에 둘러싸인다. 그럴 때면 아이의 흔들리는 어깨가 내게 말한다.

‘엄마, 엄마 마음을 들여다볼 때예요. 엄마의 모든 생각과 감정을 판단하지 마세요.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요.’ 아이에게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았듯 나 스스로의 감정을 억압하고 가두며 살고 있음을 깨닫는 찰나이다.


아이의 실수와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순간. 별거 아닌 일이 별거인 순간. 나의 실수를 바보머저리 같다며 무의식적으로 자책과 비난하고 있는 나를 바라본다. 나의 부족함을 부끄러워하고 결핍이라 생각하는 내면을 만난다. 내 안에 있는 진짜 불안함의 이유를 그렇게 좇아가보기도 한다.      

아이는 나와 같은 듯 다르다. 때로는 그 사실 괴롭고 고민스럽다. 그렇게 표면적인 현상에만 집착하는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쟤는 왜 저럴까.’가 아닌 ‘나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라는 물음을 내면에 던져보기도 한다.      


아이와 함께하는 매일이 때로는 고통과 괴로움으로 범벅되어 절망에 빠지는 시점은 분명히 온다. 그것도 여러번. 깨달음은커녕 파충류의 뇌로 다시 돌아가 본능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도 하며 자책의 웅덩이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나는 깨달음과 사랑의 조각들을 조금씩 용기 있게 건져 올리려고 한다.     

나와 세상을 더 사랑하라고, 편견과 프레임이라는 갑갑한 렌즈를 벗어던지고 자유로워라고.

아이는 그렇게 일깨워준다.

아름답고 경이로운 여정을 내 아이와 함께 할 수 있기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아이는 그렇게 내 인생 최고의 스승이다.     


이미지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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