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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디이야기 박문희 Jul 11. 2024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발걸이도 했네"



수요일 단체 회의를 목요일로 미루어하느라 업무가 한 시간이 늦어져 어르신들께 조금 늦습니다 양해를 구해 놓았지만 마음이 급한데 멀쩡하던 영산면내 와는 다르게  걸음 벗어난 구계리는 비까지 내리기 시작해 더 마음이 바빠져

돌봄 어르신들과 비를 피해 정자에 함께 앉아 계신 일자리 동료 어르신까지 13분들 혈압을 재느라 더위에 그리 약하지 않은 필자도 마음에 땀이 나 바지를 살짝 걷어 올렸더니 보이는 " 발찌"를 보고 하시는 말씀


'발걸이?' '뭐지?'

순간 들배지기 안다리걸기 등등 빛의 속도로 씨름 기술을 떠올린 건 안 비밀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함께 앉아 계시던 어르신들 중 한 분도 '난 또 발걸이라 하길래 뭔가 한참 생각했네' 하셨다.

'자랑하려고 바지 걷어 올리제 ' 하시며 우스갯소리를 하셔서 한바탕 웃었다.







죽어도 입에 안 붙는 말


어르신들이 일본어를 우리말처럼 익숙하게 쓰시는 몇몇 말들이 있다

그중 하나'기라까이'

대화를 하다가 몇 번을 듣고도 몇 번을 다시 여쭌 말이다.

계산만 약하지 나름 기억력이 좋은 필자인데.

'이제 끝나고 영산(면소재지) 나가제, 내 조합 (농협) 가서 기라까이도 하고 좀 태워다고'

' 내다바이, 하하, 아니 , 기라 뭐예?' 하고

되물으면 큰 소리로 '기라까이!' 하신다.


모시고 가서 농협에 내려만 드리면 기어이 버스 타고 들어 가시겠노라 하시지만 하루 두 번 오가는 버스 기다리는 일도  어르신들께는  녹록지 않은 일이고 높은 버스 오르내리기가 쉽지 않으심을 알기에 기다렸다가 모셔다 드리는 길 '저만치 가다가 떡집 옆에 덕대반점 앞에 좀 세워봐라'

'어르신 제가 시간이 어르신 모셔다 드리고 오면 딱 맞아요' 하니

'어른이 사주는 건 먹어도 되는데 조래 이쁘게 또 사양하제' 하신다.


어르신의 따듯한 말씀만으로 참말 진짜로 안 먹어도 저는 배가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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