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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삶 Jan 17. 2024

브랜드 컨셉 사례 공부하는 법

더블 다이아몬드 모델로 정리해 보는 11개의 실무 인사이트 7편

Develop(개발)-Deliver(전달) 단계의 두 번째 편으로, 이전 컨셉이란 무엇인 지 개념적으로 살펴봤다면 그럼 컨셉을 어떻게 설정하는지 내가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말해보려 한다. (이 편은 실무 인사이트 라기보다는... 실무를 하면서 브랜드 컨셉 설정이 어려웠던지라 공부했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브랜드 컨셉을 공부해야 하나?

이전 글에서 보충해서 설명하자면 컨셉은 “제품 컨셉” 과 “브랜드 컨셉” 2가지로 나뉘는데 이 두 가지 컨셉은 서로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예시로 일본의 오토코마에 두부의 브랜딩 사례를 보자면,   

제품 컨셉 : 두유 농도를 높여 훨씬 고소하고 진한 맛을 낸 두부

브랜드 컨셉 : 남자다운 두부

이렇게 제품 컨셉은 “진한 맛”이지만 다른 제품과의 차별성을 위해 “남성적인”이라는 상징적인 키워드를 통해 브랜드 컨셉을 표현하고 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면 제품 컨셉을 만들어 내는 게 우선적이긴 하지만, 더 넓은 범위에서 생각하면 하나의 브랜드를 만드는 작업의 일환이기 때문에 브랜드 컨셉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UI는 UX와 정렬하면서 시각적으로 고객에게 전달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아이콘이나 완료 페이지에 표현되는 그래픽 등을 디자인할 때 브랜딩 컨셉이 필요하다. 브랜딩 컨셉에 맞춰 디자인한다면 마케팅으로 유입되어 오는 고객의 경험을 통일된 시각으로 제공할 수 있다.


말이 길었는데, 정리하자면 UX/UI 디자인에 BX 디자인 요소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UI 디자인의 완성도도 서비스 사용 경험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브랜드 컨셉 공부법

어찌됐건 간에 서론이 길었지만, 그럼 어떻게 브랜딩 컨셉을 공부하는지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잘 된 서비스들의 시각적 에셋을 모아 “왜” 이렇게 표현했는지, “무엇”을 표현하려고 했는지,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는 지를 분석해 보는 것이다.


시각적인 에셋으로는 로고, 타이포그래피, 컬러가 3요소로 브랜드를 표현하는데 필요한 요소이고 캐릭터나 패턴, 디자인 시스템 등 부수적인 요소가 있다. 추가적으로 캐치 프레이즈나 슬로건도 이 에셋에 포함했다.

왜-무엇-어떻게를 분석하려면 이 서비스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예시로 토스의 경우에는 브랜드 리소스 센터에 시각적 에셋을 모아놓고 브랜드 스토리나 컨셉에 대해 정리를 해놔서 공부하기가 좋았다.

피그잼으로 에셋이나 컨셉을 모아 보고 비슷한 이미지들을 함께 보면서 표현법을 익힌다

토스의 브랜드 컨셉 사례를 공부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는 문제를 파악하는 디자이너들의 접근법과 해결방법, 스킬, 스토리텔링에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재작년(2022년)에 브랜딩 리뉴얼을 진행했는데, 그 배경(Why)은 간편한 송금 서비스에서 벗어나 토스 뱅크, 토스 증권, 토스 페이먼츠 등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이 확장됨에 따라 리뉴얼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금융"이라는 토스의 사업 비전(What)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토스의 브랜드 디자인팀에서 As-is에 대한 접근은 먼저, 토스의 심볼이 말풍선처럼 보여 금융앱 로고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확장된 사업에 비해 플랫한 로고가 그 무게감을 표현하지 못한다고 문제를 정의했다. 이러한 심볼 로고의 문제를 컬러와 3D 도형이라는 요소와 ‘자유롭게, 유연하게, 대담하게’라는 디자인 에센스를 담아 해결했다.(How) 기존 블루 컬러를 통해 자유로운 금융 생활을 꿈꾸는 토스의 비전을 표현했고 3D 도형에서 나오는 곡선과 공간감을 통해 끊임없는 도전에서 나오는 토스의 유연함과 새로운 차원의 금융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토스의 대담함을 표현했다.


흔히 “리뉴얼”이라 하면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지만 반감이 생기기도 한다. 명분은 부족한 채로 네이밍을 바꾼다거나 로고만 바꿔서 고객들에게 무언가 새롭게 다가가지만 결국은 알맹이는 그대로인 사례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스의 경우는 사업의 성장성에 비해 꽤 오랫동안 예전 로고를 유지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토스 피드의 디자이너 인터뷰에 따르면 사내에서는 브랜딩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설문조사를 통해 생각하고 있던 문제를 구체화해 “심볼”을 변경하기로 하고 리뉴얼의 이유를 만드는 문제 접근법을 알 수 있었다.


토스는 리브랜딩을 하기 전에 이미 제품 면에서 훌륭했기 때문에 리브랜딩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심볼 자체만 봤을 때 기존에 잘 사용되지 않았던 3D로 심볼을 제작해 차별성을 두는 데 성공했고 기존 앱 내에 사용되고 있던 3D 그래픽들과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볼과 함께 브랜드 스토리를 담아낸 Journey 영상은 우주와 멀티버스를 연상하게 하는 모티브들을 통해 “새로운 차원”을 표현해 낸 점이 스토리텔링 면에서 인상 깊었다. 영상 내에 사용되는 배경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밴드 실리카겔과 함께 따로 제작할 만큼 고객들이 디지털에서 얻을 수 있는 감각적인 경험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공 던지듯 쉽고 간편한 금융 서비스라는 의미를 담은 사명(toss)에 비해 심볼에 담은 “새로운 차원의 금융”이라는 브랜딩 무게감이 강하지 않나, 또, 자유/유연/대담이라는 컨셉을 표현한 키워드가 추상적이고 조금 어렵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브랜딩 컨셉 관련해서는 이렇게 케이스 스터디를 많이 하지는 못하지만 하다 보면 하나의 서비스가 전체적으로 어떤 흐름을 가지고 고객에게 다가가는 지를 알 수 있어서 좋다. 더 좋은 건 이러한 좋은 디자인을 직접 모작해 보는 게 좋겠지만, 무조건 모작하는 것보다는 이러한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이 디자인이 왜 좋은 지를 알고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디자인 씽킹 역량을 키울 수 있다.


cc.

이 글을 작성하면서 브랜드 디자이너 분이 작성한 토스 리브랜딩 아티클을 읽었는데 역시 브랜드 디자이너 분이라서 굉장히 분석적인 글이었다. 완전 추천! https://maily.so/alkony/posts/3ffe5b0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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