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학교 생활은 그다지 재미 없었고, 흔하디 흔한 중2병도 없는 그저 평범한 중딩이었다. 당시 투니버스와 챔프라는 케이블 방송. 애니메이션 채널의 양대산맥으로 라이벌 관계에 있었다.
방과 후, 집으로 돌아와서 숙제 끝내고 할게 없어서 TV 채널을 돌려보던 도중, 챔프에서 강철의 연금술사 라는 애니메이션을 우연하게 보게 되었다. 연금술이라는 과학을 이용하여 마법 같은 연성진을 그려서 땅바닥에서 창을 만들어 낸다거나, 부서진 라디오를 고친다거나 하는 매우 신기한 설정이 나를 매료 시켰다.
간략하게 내용 소개를 하자면, 연금술의 금기 사항인 인체연성을 하다가 실패하여 왼팔과 오른다리를 잃은 에드워드 엘릭, 몸 전체를 잃어 영혼만이 남아있는 갑옷 상태의 알폰스 엘릭. 엘릭형제는 잃어버린 것을 되찾을 수 있는 만능 물질, 현자의 돌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주요 내용.
“다시 봐도 선녀”
2005년에 그렇게 재미있던 강철의 연금술사의 결말을 보고 난지 약 16년이 흘렀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언텍트 시대로 접어든 사회. 일상이 멈춰버린 현실, 집에 꼼짝 없이 갖혀 있는 상태에서 우연히 넷플릭스 라는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를 알게 되었다. 심심 했던 차에 나의 인생의 활력소를 가져다줄 사이트 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고, 바로 결제 했다. 영화도 있고, 드라마도 있고, 애니메이션도 있었다. 넷플릭스에서 추천한다는 목록을 봤는데 내가 중학교 때 봤었던 강철의 연금술사가 있었다. 나에게 추억의 상징과도 다를바 없었기에 바로 클릭 했다. 물론 이게 옛날 영상물들이 추억 보정이라는 것을 무시 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정말 정말 다시 보는데도 이렇게 재미 있는 애니메이션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재미 있었다.
인간찬가와 인간비판의 경계의 스토리, 절대선,절대악도 없기에 고구마 전개가 없다. 또한 허투루 쓰이지 않고 잊혀지는 캐릭터가 없는 세심한 전개, 금기를 깨면 벌을 받는다는 인간의 죄와벌의 주제가 굉장히 인상 깊다. 강철의 연금술사 2003년 버전은 오리지널 스토리로 전개 되어 결말을 맺었다. 원작을 오리지널 스토리로 51부작을 만든다는 도전정신이 이런 대단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고 본다. 보통 원작 진행도에 따라 오리지널 스토리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갈 경우, 대부분 작품의 흥행과 평가가 모두 실패해서 팬들에게 가루가 되도록 까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2003년 버전은 흥행과 평가에서 모두 성공을 거뒀다.
“안 보면 인생의 절반이 손해인 애니”
뛰어난 작화, 화려한 액션씬, 분위기에 걸맞은 OST, 주제의식, 세심한 전개, 매력적인 캐릭터 어느 하나 놓치는 것이 없는 애니메이션이라고 감히 말 할 수 있겠다. 다만 2003년 버전의 경우 최종화인 51화에서 열린 결말 끝나기에 이 부분만 살짝 아쉽다. 51화까지 다 봤다면 극장판인 '샴발라를 정복하는 자'를 봐야 진정한 결말 및 에필로그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극장판을 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03버전을 재미있게 봤다면 원작인 2009년 버전을 봐보는 것을 추천한다. 두가지 버전을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재미요소가 될 것이다.